법원 비밀주의 관행 추적한 시애틀 타임스의 취재기 (주:법원 재판기록 비공개 관행을 파헤친 특집 시리즈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시애틀 타임스(Seattle Times)의 추적보도 취재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뉴스 미디어와 법(The News media & the Law) 2007년 봄호에 실린 래니 굽타(Rani Gupta)의 글 ‘시애틀의 비밀(Secret in Seattle)’은 관료주의의 방해,주위의 부정적인 시각 등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2년여에 걸쳐 법원의 비밀주의 관행을 파헤친 취재기자들의 끈질긴 취재정신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시애틀 타임스의 보도로 미국법원의 비밀유지 관행은 제도와 문화적인 면에서 크게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사건기록 수개월간 일일이 옮겨 시애틀 타임스 기자들은 지난 수년간 법원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불평을 제기해왔다. 그러한 일은 교육 담당, 스포츠 담당, 정부부처 취재기자 등 거의 모든 기자들이 다 겪고 있었다. 즉 재판기록이 나와도 가장 중요한 내용은 비공개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시애틀 타임스 기자들이 지난 2004년 이 문제에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전문가들은 비공개 절차의 남용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당시에는 서류 한 조각도 구해 볼 수 없이 완전히 비공개되는 사건파일이 많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기껏해야 몇 건 정도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고 저스틴 메이요(Justin Mayo) 기자는 당시 상황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었다. 취재 결과 시애틀 타임스는 1990년 이후 현지 킹 카운티 상급법원(King County Superior Court)에서만 총 420건의 민사소송 기록이 완전히 비공개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2년여에 걸친 취재를 하는 동안 기자들은 몇 개월씩 법원에 죽치고 앉아 비공개된 사건의 상세한 내용을 일일이 타이프로 쳐서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재판기록을 일반이 보지 못하도록 한 명령서를 보여달라고 법원 관리들을 설득해야 했다. 결국 이들의 힘든 노력에 힘입어 어린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교사, 중대한 의료사고를 저질러 소송을 당한 병원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해당 법원은 재판기록을 비밀에 부치기가 더 어렵도록 관행을 바꾸었고, 여타 다른 법원들도 수백건에 달하는 사건기록을 자진해서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비공개 사건파일을 파헤치는 일에 뛰어든 게 시애틀 타임스뿐은 아니다. 지난 2월에는 라스베이거스 리뷰(Las Vegas Review) 저널이 현지 법원의 사건기록 비공개에 관해 시리즈 기사를 싣기 시작했다. 판사와 사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들, 대기업, 현지 종교 지도자들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 기사가 나가자 의회와 주 대법원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이애미 헤럴드(Miami Herald)를 비롯한 다른 언론사들도 소위 ‘완전 비공개(super sealed)’ 케이스들에 관한 기사를 잇따라 실어 주법이 개정되도록 만들었다. 비공개 사건기록에 관한 기사를 쓴다는 것은 흔히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하지만 언론들은 힘든 작업을 통해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을 파헤쳤고, 법원이 비밀문제를 다루는 관행에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시애틀 타임스의 메이요 기자와 켄 암스트롱(Ken Armstrong) 기자는 2004년 추적취재를 시작할 당시 부분적으로 비공개된 사건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취재에 임했다. 메이요 기자는 법원파일에 비밀주의가 있는지 단서를 찾기 위해 주법원 행정처에 몇 달간 사건의 전자검색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주법원 행정처는 검색 결과 시애틀 소재 킹카운티 상급법원에서 다룬 1만 여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그중 3,000건 정도는 상세검색을 할 수 있었다. 맨손으로 맨발로 뛰어다니기 컴퓨터를 이용한 취재(CAR) 전문가인 메이요 기자는 사건 관련 정보를 모두 추적해 주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그러자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랩탑을 가지고 법원 사무실에 몇 달째 쭈그리고 앉아 사건 관련 모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집어넣고 있었다. 그런데 기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주 해당사건이 비공개 처리되었음을 알리는 박스 팝업창이 컴퓨터 스크린에 뜨는 것이었다. 그런 기록은 패스워드 없이는 볼 수가 없도록 되어 있었다. 그래서 취재기자들은 취재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부분 비공개 조치된 사건은 이미 1,000건 이상 자료를 확보해 놓았고, 앞으로도 그런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것 같았다. 일단 완전히 비공개 처리된 사건들만 집중취재해서 기사를 쓰기로 했다. 사건 내용을 완전 비공개 처리해놓은 경우 이의 부당성을 독자들에게 부각시키기가 보다 수월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비공개 처리된 과정이 적법하게 처리되었는지의 여부를 알아내려면 비공개 지시문이 필요했다. 그것을 입수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법원 사무처에서는 일이 몰릴 것을 걱정해 하루 15건만 보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나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어떤 것은 못 찾아서 보여주지 못하고, 또 어떤 것은 문서보관소에 가 있어서 곤란하다고 했다. 어쨌든 취재기자들은 관련 서류를 찾아 법원 사무처 건물을 수없이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다. 420건에 달하는 비공개 지시문 중 37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입수되었다(나머지는 분실되거나 지시문 자체가 비공개로 분류되어 있기도 했다). 실수로 비공개 분류된 경우도 300건 정도 찾아냈다. 이런 사건들은 잘못 분류되었다는 지적을 받자 즉각 공개로 분류되었다. 비공개 지시문을 입수한 다음 취재기자들은 해당 조치가 정당하게 내려졌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을 고안해냈다. 법원 측의 교묘한 취재방해 워싱턴 주 최고법원은 판사들에게 사건을 비공개로 분류하는 경우 “불가피한 사정(compelling circumstances)”이라고 부르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왜 비공개 조치가 내려져야 하는지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개했을 경우 얻는 일반국민에게 돌아가는 이득과 비공개할 경우 얻는 프라이버시 보호의 이득 중 어느 것이 더 무거운지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암스트롱 기자는 입수한 비공개 지시문 383건 모두 사본을 만들기로 하고, 지시문 자구 하나도 빠지지 않게 그대로 데이터베이스에 타이프로 쳐서 입력했다. 판사들은 비공개 처분을 내릴 때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 그대로 밝히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취재기자들은 판사가 결정을 제대로 내렸는지를 판단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 그런데도 비공개 지시의 최소한 97%는 기준에 미달되었다. 많은 판사들이 “불가피한 사정”을 충족시키는 대신 적용기준을 훨씬 완화시켜서 “적당한 명분(good cause)”만 있으면 비공개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시문을 보면 한눈에 법적으로 결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판사들은 지시문 양식에 결정배경을 상세히 적어넣도록 되어 있지만 대부분이 이를 빈칸으로 남겨놓았다. 이제 증거는 충분히 확보되었고 시애틀 타임스는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2005년 말 메이요 기자와 암스트롱 기자, 그리고 탐사보도 에디터인 제임스 네프(James Neff) 세 사람은 법원의 현 주심판사, 새로 바뀔 주심판사, 그리고 비공개 결정 권위자인 판사와 자리를 함께 했다. 기자들은 그동안 취재한 결과를 제시했다. 부당하게 내려진 비공개 지시문 사본들도 보여 주었다. 판사들은 자신들이 내린 지시문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법원에서 관련 소송 당사자 모두에게 해당 사건이 부당하게 비공개 처리되었음을 직접 알리고 당사자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곧바로 공개하겠다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법원측은 일체의 반발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부당한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 대해 왈가왈부하려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순순히 자신들의 잘못을 받아들였다”고 메이요 기자는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다른 입장을 가진 판사들도 많이 있었다. 2006년 1월 판사들은 21대 9로 그 판사 3명의 제안을 기각했다. 판사들은 외부 당사자가 그들을 고소하려면 비공개 처리된 파일을 공개해야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사건을 비공개 처리할 때 비웃었던 바로 그 조항을 들고 나온 것이다. 암스트롱 기자는 놀라고 실망했다. “공개되기 바라는 모든 사건에 대해 일일이 소송을 제기하면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게 많이 들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 사람들은 자기들이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부담을 모두 우리한테 지우려는 속셈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사건파일을 비공개 처리할 때 위반했던 똑같은 규칙을 이번에는 적용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건 부정직한 처사였다.” 언론사가 직접 소송제기 시애틀 타임스는 결국 일부 사건파일이 공개되도록 하는 데 직접 나서기로 결정했다. 네프 에디터는 그렇게 어려운 결정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애틀 타임스는 이전에도 언론과 일반국민이 볼 권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기록물에 대해서는 법정으로 가져가는 전통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워싱턴주에서 있었던 많은 법정기록 공개결정이 시애틀 타임스의 노력 덕분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편 취재기자들은 법원 바깥에서도 정보를 별로 갖고 있지 않은 사건들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사건 번호, 사건 유형, 관련 당사자들의 이름 같은 내용들이 취재대상이었다. 이들은 소송 당사자들의 이름을 찾아 열 몇 군데 소스를 뒤졌다. 면허가 있는 의료전문가들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보건부 데이터베이스를 뒤지기도 했다. 이들은 공개하고자 하는 사건들을 5단계로 분류했다. 공공기관이 관련된 사건, 전문가 집단이 관련된 사건, 과거 뉴스거리가 된 사람이 관련된 사건은 상위목록에 올려놓았다. 법정으로 가기 직전인 2006년 3월 시애틀 타임스는 시리즈 첫 번째 기사를 터뜨렸다. 암스트롱 기자, 메이요 기자, 그리고 탐사보도 기자인 스티브 밀레치(Steve Miletich)기자가 공동으로 쓴 기사였다. 밀레치기자는 그해 초에 이 사건추적을 시작했다. 이 기사는 이전에 나온 다른 전형적인 탐사보도와는 형식이 달랐다. 기자들은 기사가 추상적인 이론적 이야기나 난삽한 법률용어로 채워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그랬다가는 독자들이 외면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사형식을 다르게 했다”고 암스트롱 기자는 말했다. “기사를 대화체로 썼다. 그래서 독자들한테 직접 이야기하듯 써나갔다. ‘우리는(we), 여러분(you), 우리에게(us), 그들에게(them)’ 등 가급적 대명사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기사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했다. “4년 전, 킹카운티 최고법원에 불량 의료기구를 상대로 한 소송 한 건이 접수됐다. 그 기구를 사용했던 한 여성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있었다. 여러분은 이런 궁금증이 들 것이다. ‘도대체 어떤 의료기구인데 그렇지? 우리 가족 중에는 그 기구를 사용한 사람이 없나? 만약 썼다면 큰일인데?’ 하지만 여러분은 그것이 어떤 기구인지 알 방법이 없다. 알려 주는 게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또한 독자들에게 이 사건과 관련한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려고 했다. 첫 번째 기사는 이렇게 끝맺고 있다. “우리는 내일 소송을 제기한다. 앞으로 어떻게 사태가 전개될지 여러분에게 자세히 알릴 것이다.” 일부 법관들은 잘못 비공개 처리된 사건들을 자의적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 몇 개월에 걸쳐 시애틀 타임스는 사건 공개를 요구하는 40건의 소송에 개입했다. 신문은 소송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사태의 진전을 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일부 당사자들의 이름은 가명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관련 당사자들이 오래 전에 이사가 찾을 수 없는 경우들도 있었다. 비밀주의 뒤에 숨은 권력 공개를 지지하는 논지는 합의가 이루어질 때 소송 당사자들끼리 사건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공개키로 했다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주최고법원은 이러한 논리를 거부하고 “사적인 소송인들이 모여서 공적인 법정파일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할 수는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파일을 비공개할 때는 공공의 이익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법칙은 불변이다. 마침내 변호인들은 40건 거의 모두에 대한 공개 결정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2건은 기각당했고 1건은 아직 계류중이다. 시애틀 타임스는 이 법적절차를 진행하는데 약 20만 달러를 지출했다. 시애틀 타임스는 2007년 7월에 공개된 13세 소녀의 사건을 보도했다. 소녀는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한 시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이 비영리단체는 시애틀 지역에서 집단 수용시설 몇 곳을 운영했다. 국가 사회봉사기관이 소녀를 성폭행한 직원의 범죄기록을 해당 단체에 몇 개월째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시애틀 타임스는 자신들이 들춰낸 사건들을 모두 보도하지는 않았다. 암스트롱 기자는 새로 드러난 비공개 사건이라도 뉴스가치가 있는 경우에만 보도한다고 했다. 중요한 사건이 아니거나, 증거가 미약한 경우, 혹은 유사한 사건이 보도된 경우는 보도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비공개 처리된 소송에 관련된 일부 사람들은 신문에서 비공개 사건을 들추어내려는데 대해 반발했다. 비공개 사건 중에 신도들에게 소송을 당한 현지 목사의 경우가 있었다. 신문은 목사가 교회의 재정을 제멋대로 주무르고, 30만 달러 이상을 개인 용도로 무단 지출한 사실을 알아냈다. 로렌스 모어(Lawrence Mower) 기자가 목사에게 사건에 관해 물어보자, 목사의 변호인은 리뷰 저널(Review-Journal)을 고소해서 출판 가처분 조치를 얻어내겠다고 위협했다. 그런 가운데 교구에서 그 목사를 정직시켰고, 나중에 그는 다시 복직되었다. 모든 이야기가 다 어두운 내용은 아니다. 그중에는 정말 코미디같은 비밀 이야기도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포르노 스타는 그녀의 브래지어 사이즈, 문신, 성적 취향이 이미 인터넷에 다 나와 있는데도 같은 포르노 배우인 전 남편과의 소송내용은 비밀에 부쳐져 있었다. 보도가 관행을 변화시키다 기자들이 놀란 것은 비밀에 부쳐진 사건들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비밀의 깊이였다. 기본적으로 모든 정보를 철저히 파묻어 버린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비밀처리된 사건들의 경우 권력자들이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리뷰 저널이 파헤친 사건들은 법관들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무엇인가 새롭게 밝혀질 때마다 유명인이나 부유층 내지 법조계 인사와의 관련이 드러났다고 리뷰 저널 취재기자들은 말했다. 리뷰 저널은 기사 보도로 끝나지 않고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었다. 공공기관과 공익에 관련된 사건이 우선 대상이었다. 주법원과 의회도 이 일에 관심을 갖고 나섰다. 한 주의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 물론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서 법원이 그 법안을 따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최근에는 주최고법원이 기밀 처리 사건을 다룰 특별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워싱턴주에서는 몇 개 카운티에서 자체적으로 비밀로 처리된 사건들을 재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시애틀 북부의 한 카운티에서는 신문사가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판사들이 앞장서서 최소한 150건이 넘는 사건을 공개했다. 워싱턴주 최고법원은 시애틀 타임스의 시리즈 기사가 보도되기 전에 소송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공개 처리하지 않도록 한다는 규칙을 채택했다. 시애틀 연방법원 역시 판사의 허락 없이는 사건 파일을 기밀처리하지 못하도록 규율을 강화했다. 비록 지금도 시애틀 타임스가 위치하고 있는 법원에는 수백 건의 사건 파일이 부당한 절차에 의해 비공개로 남아 있지만, 킹 카운티는 이제 비공개 분류 절차를 대폭강화했다. 하지만 진짜 큰 변화는 제도상의 변화가 아니라 태도의 변화다. 시애틀 타임스의 시리즈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킹 카운티 최고법원에서 비공개 결정이 내려진 사건은 단 한 건도 없다. 문화가 바뀐 것이다. 신문의 추적보도로 몇 건의 문제점들이 드러났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위에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문화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편역 : 이기동(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2007년 08월 18일 (토) 미디어월드와이드,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