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 김남수 선생 “침뜸 시술하는 나를 체포, 투옥하시오”   침구사 제도 합법화 위한 ‘헌법소원’제기 2008년 10월 17일 (금) 17:46:10   “환자들의 피맺힌 절규를 나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습니다. 오늘 나는 감히 침과 뜸으로 사람들을 치료할 것입니다. 고발, 체포, 투옥 시키십시오.” 구당 김남수 선생은 눈물을 흘리며 절규했다. 17일 오후 2시경 서울시청 앞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을 비롯해 ‘침뜸치료를 받기 원하는 환자들의 모임’(뜸환모) 회원 20여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침구사 제도를 합법화하자’고 주장하며 뜸자리를 잡아주는 행사를 개최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환자와 지나가던 시민 100여명이 회견장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기자회견에서 구당 선생은 “서울시가 침사 면허를 가지고 있는 내가 뜸 치료 한 것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45일 동안 침사 자격을 정지한다는 행정처분 통지서를 보냈다”며 “침뜸 시술 중단 후, 나를 찾아온 환자들을 그냥 돌려보내면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고 입을 열었다. 잠시 울먹이던 구당 선생은 이어 “이제 더 이상 환자들의 치료를 원하는 절규를 외면할 수 없다”며 “한의사와 의사에게 침뜸이 왜 합법적인 의료행위인가에 대한 ‘끝장토론’을 열자”고 제안했다. 또,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침구사 합법화 문제를 공론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조정래 작가는 “침과 뜸은 민족 고유의 의술로 이미 중국은 침구사 제도를 법제화 했다”며 “왜 이 땅에서만 현실적이고 창조적 의술인 침뜸을 법제화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당, 뜸자리 잡아주는 행사에 환자 줄이어 30분간의 기자회견에 이어 뜸자리를 잡아주는 행사가 개최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환자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서로 자신이 먼저 진료를 받겠다는 환자들이 서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구당 선생이 기자회견 장 앞에 마련된 간이침대에 환자를 눕히고 뜸자리를 찾아주는 진료를 시작하자 어수선하던 주변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간이침대 쪽으로 다가와 환자의 뜸자리를 유심히 보기도 했다. 2번째로 간이 침대에 오른 환자는 췌장암에 걸렸다며 “몸이 너무 말라 여기까지 올 기력이 없었지만 구당 선생에게 시술을 받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뜸자리를 잡아주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쪽에서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서 있던 한 환자는 “구당 선생에게 침뜸 치료를 받고 걷지 못하던 내가 걸을 수 있게 됐다”며 “봉사정신으로 아픈 이들에게 치료 하는 구당 선생에게 상은 못 줄망정 벌을 주면 어떻게 하느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뜸환모 회원들은 기자회견과 행사가 모두 끝난 후, 침뜸 자격정지 행정처분은 국민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1953년 한의사 제도가 신설된 이후 1962년 의료법 개정으로 침구사 자격이 폐지됐다. 따라서 법 개정 이후에 침뜸은 한의사만이 시술할 수 있는 의료행위로 규정돼 있다. 구당 김남수 선생의 경우 침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침술행위는 가능하지만 구사면허가 없어 의료법 상 뜸 진료는 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18일 침구사 자격증을 가진 구당 선생이 뜸 진료까지 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며 이달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45일 동안 침구사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오마이뉴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