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 112회, 2003년 9월 26일 방송분] 이상호기자의 미디어 속으로 - 국정감사 현장을 가다 국회는 이번 주부터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했습니다. 참여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첫 번째인 이번 국감에서는 특히 노무현 정부의 언론 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이상호 기자의 미디어 속으로에서는 그 날 그 날의 뉴스가 보도하지 못한 언론 관련 국감 시간을 생생하게 논점별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이상호 기자, 아무래도 지난 7개월 동안에 우리 국민들의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노무현 정부,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관이 아니었다 싶은데 말이죠. 이번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크게 논점으로 부각이 됐죠?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언론개혁정책은 그동안 여야나 이념 등의 입장 차이에 따라서 분명하게 양측으로 나뉘어져서 정치공방을 거듭하는 그런 양상을 보여오지 않았습니까? 이번 국감은 그런 점에서 그동안 이루어진 정치공방의 재판이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국감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언론관련 국감 첫날인 지난 월요일, 문광부에 대한 국감은 청와대 홍보수석의 동아일보 취재 거부사건에 대한 야당 측의 공세로 시작됐습니다. ⊙ 정병국 / 한나라당 의원  : 투기의혹이 있다라고 보도한 신문사에게 취재를 거부한다는 것은 엄연히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헌법을 유린하는 행위라고 저는 봅니다. 따라서 청와대 이병완 홍보수석비서관을 증인으로 신청을 합니다. ⊙ 김성호 / 통합신당 의원  : 우리가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증인선정의 경우에는 그동안 간사협의에서 해왔다는 측면... 이병완 홍보수석에 대한 증인신청 여부를 놓고 여야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국감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구체적인 해결책은 간사협의에 넘겨졌습니다. ⊙ 이윤성 / 한나라당 의원  : 어떻습니까? 장관님, 언론 주무부서로서, 거기 장으로서 바로 이 발언에 대해서 이것이 대통령의 생각인가, 확인하실 의향은 없으신 지... ⊙ 배기선 / 문광위 위원장  : 위원장으로서 오늘 원만한 회의진행을 위해서, 그 문제에 관해서는... - 왜냐하면 국정감사 증인으로서 선정을 했으니까 이건 충분히 확인할 수가 있죠. 이거 확인하고 들어갑시다. 대통령의 의사가 개입된 것인지를 놓고 국감장은 다시 한번 긴장이 고조됐지만 결국 장관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선에서 사태는 일단 진화됩니다. ⊙ 이창동 / 문화관광부 장관  : 동아일보와의 모든 취재에 응하지 말라 이런 일관적인 지침이라기보다는 인터뷰하는 동안에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 응하지 않았고 또 이 문제에 관한 한 당분간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 이런 뜻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틀 뒤 국정홍보처에 대한 국감에서는 태풍이 불 때 공연을 관람한 노 대통령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습니다. ⊙ 이윤성 / 한나라당 의원  : 정부 대변인으로서는 공식 입장은 어떤지 말씀 좀 해주십시오. ⊙ 조영동 / 국정홍보처장  : 제가 세부적인 것을 정확하게 잘 모르기 때문에 여기서 뭐 신문보도만... ⊙ 이윤성 / 한나라당 의원  : 세부적인 거 왜 몰라요? 그렇다면 세부적인 사실을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취재팀은 청와대에서 10분 거리에 있다는 삼청각을 찾았습니다. 소극장 규모인 이 극장은 고급 한정식 집과 공연장이 함께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 삼청각 관계자  : 패키지로가 저희가 정해져 있는 메뉴만 하기 때문에 보통 6만원, 8만원, 11만 원짜리가 있고요.   거기에 공연료가 4만원 추가됩니다. 삼청각 관계자는 대통령의 방문이 예정된 사실조차 몰랐다고 말합니다. ⊙ 공연 관계자  : 오래 전에 예매가 돼 있었구요. 그 표를 사가신 분들이 그 분들이더라구요. 그 날 깜짝 놀랐는데 공연 보러 들어가시면서도 그렇고 나오시면서도 그렇고 표정이 참 어두웠었거든요. 노무현 대통령은 국감에서 이 문제가 재론된 다음 날 결국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 신강균 기자  : 언론과 정치권간의 긴장관계도 중요한 문제겠습니다만 정작 국민의 일상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는 디지털 텔레비전의 전송방식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 그런 문제 등이 더 중요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디지털 TV사업 같은 경우는 역사상 최대 국책사업 아닙니까? 이런 디지털 TV의 전송방식을 둘러싸고 여야의원들 간에 팽팽한 그런 질의가 쏟아졌는데요, 우리나라 방송정책의 결정과 시행의 총괄적 책임을 지고 있는 방송위원회 국감현장의 모습을 함께 보시죠. 방송위원회 국감장의 주변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디지털 TV 전송방송의 수정을 요구하는 언론관련 단체들의 시위가 새벽부터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방송의 전송방식 전환여부에 대한 공방은 이내 설전으로 비화되고 맙니다. ⊙ 심재권 / 민주당 의원  : 이원창 의원 어제 말이죠, 민예총 정부부서 참여문제 놓고 3시간 씩 끈 건 뭡니까? - 누가 3시간 끌었어요?... 심 의원 혼자... 위원장께서 판단을 해주십시오. 너무 지루하고... 어제도 말입니다. 어제 식 전후해서 3시간씩이나 한 문제 가지고 얘기했습니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못해서... 그러나 디지털방송 전송방식 테스트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방송위원회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한다고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추궁했습니다. ⊙ 김성호 / 통합신당 의원  : 이게 지금 3년, 4년 동안 계속 지금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논란만 빚어지고 결론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제가 보니까... 그런 식으로 똑같은 답변을 하시면 어떻게 됩니까? 방송발전기금에 대한 관리, 그런 책임은 우리 국회가 가져가도 되는 거예요? 방송위원회에 그거 다 포기하시겠습니까? ⊙ 노성대 / 방송위원장  : 존경하는 김성호 의원님께서 지금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은 방송위원회로서는 아마 백만 온 군을 얻는 그런 말씀과 질타이신 것 같습니다. ⊙ 김병호 / 한나라당 의원  : 얘기하시는 내용을 보면 이게 문화관광위원회가 마치 방송위원회 무슨 산하위원회처럼 이렇게 얘기하시는데 그러니까 방송위원회는 자기 소신도 없고 입장도 없다, 다른 데서 이렇게 하면 해주겠다, 그러니까 지금 시중에서 방송위원회 같은 건 없애버리는 게 차라리 낫다 이런 얘기가 나온다 이겁니다. - 내가 지금껏 우리 김 의원 질의 중간에 내 의견 이야기하는 겁니다. 논란 끝에 방송위원회는 디지털 TV 전송방식 전환문제에 대해 빠른 시일 안에 정보통신부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 신강균 기자  : 의원들이 방송위원회의 무소신을 질타하는 질의가 상당히 매섭게 들리는데 저희 미디어비평 같은 이런 방송사들이 내보내는 매체비평 프로그램, 이것도 이번에 국감의 도마에 올랐죠?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방송사의 매체비평 프로그램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대비했다는 점도 이번 국감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언론의 문제를 지적할 때는 정작 여야 할 것 없이 매체비평 프로그램이 보도한 내용을 인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고흥길 / 한나라당 의원  : 매체비평 프로그램들이 미디어비평이라든가 이런 것도 있습니다만 위원장으로서, 방송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볼 때 건전한 매체간의 비평으로 보시는지, 그렇지 않으면 비판이라기보다 오히려 비난에 가까운 이런 지적들이 많은데 여기에 대해서 동의를 하십니까? ⊙ 노성대 / 방송위원장  : 저희 위원회는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통한 매체 상호간에 생산적이고 활발한 비평문화가 조성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나가겠습니다. 실제로 위원들은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보도내용을 인용해서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정진석 / 자민련 의원  : 방송사간의 경쟁적으로 성금 모금하는 방송 내보내고 하는 거 말이죠, 그것도 좀 지양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좀 시정이 되도록 방송사에 협조를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뭐~ 하긴 쌍8년도 방법 계속하고 있는 건데요, 고위공직자 줄줄이 사탕으로 나와서 성금 내고 위로 한마디하고 연예인들 줄줄이 나와 가지고... ⊙ 정병국 / 한나라당 의원  : 재난방송도 일방적으로... 너무 추상적입니다. 그러니까 초속 40m면 어느 정도의 위력의 바람인지 30m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매뉴얼을 가지고 그걸 가지고 재난 방송을 해야 됩니다. ⊙ 신강균 기자  : 이번 국감을 살펴보니까 새삼스럽게 언론의 사명이라든지 언론개혁이라든지 또 언론정책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얼마만큼 국민들의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할 수 있겠군요?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특정사안을 언론사의 이해관계에 맞춰서 기사를 키우거나 줄이고 자신의 것을 정치권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단해서 정치 쟁점화 하는 일들이 그동안 수도 없이 반복돼 오지 않았습니까? 바로 언론과 권력의 관계, 이게 바로 문제인데요. 역으로 말하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언론개혁을 주창하고 있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언론개혁 논의가 활발해질수록 일부 언론과 정치권의 반발의 강도가 그만큼 거세지는 것입니다. 당분간 언론개혁을 둘러싼 시비와 잡음은 하지만 계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