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목) 김미화의세계는그리고우리는 http://www.imbc.com/broad/radio/fm/worldnus/index.html ☎ 김미화 / 진행 : 삼성의 불법비자금조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오는 5일 2차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금 내부문건을 공개할 예정이라죠. 과연 이번에는 삼성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아직 모를 일입니다만 아직까지 수사의지를 확고히 보이진 않는 검찰입니다.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 언론의 모습을 봤을 때 우리 사회에서 삼성이 가지고 있는 위치가 얼마나 큰지 다시금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죠. 지금부터는 지난 2005년 안기부 X파일을 통해서 97년 삼성의 불법대선자금 제공 의혹을 폭로한 MBC 이상호 기자를 자리에 모시고 삼성과 검찰, 삼성과 언론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님 안녕하세요. ☎ 이상호 / MBC 기자 :  예, 안녕하십니까. ☎ 김미화 / 삼성비자금조성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에 의하면 삼성이 검찰 간부 40여 명에게 정기적으로 떡값을 상납했고 자신이 법무팀장으로 재직하는 1년 반 동안 이 돈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건데 이런 걸 보면 검찰하고 삼성의 관계가 보통은 아니다 싶은데요. ☎ 이상호 / MBC 기자 :  그런 의혹의 눈길을 계속 받아왔죠. 김 법무팀장, 前 법무팀장의 말에 따르면 한번에 5백에서 1천만 원씩 정기적으로 건넸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처음에는 대개 검사들이 돈을 잘 안 받으려고 하니까 어떤 밀접한 관계, 그리고 주요 보직하고 있는 검찰 선배들이 자리해서 조심스럽게 건네기 시작하다가 나중에 이 돈이 이건희 회장한테서 나온 것이다, 이렇게 귀띔을 해줬다는군요. 이 과정을 거치면서 삼성 패밀리가 되는 것일텐데 아직 물론 확인되진 않은 얘깁니다만 사실 삼성 입장에서는 지금 진행중인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사건 외에도 사업하다 생기는 각종 사건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회사들이 그렇듯이 검찰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겠죠. 덕분인지는 몰라도 검찰은 에버랜드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이건희 회장 소환을 미루고 있고요. 또 역대 대선 때마다 비자금이나 정치자금 사건이 터지면 다른 기업들의 회장은 열심히 불려 다니고 사법처리도 받고 이런 곤욕을 치르는데 이건희 회장은 단 한 차례도 아직 불려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의혹의 시선이 있는 거죠. ☎ 김미화 / 검찰 떡값 얘기는 이상호 기자가 보도한 지난 2005년 X파일을 통해서도 나왔던 내용이죠? ☎ 이상호 / MBC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 김 변호사의 양심선언 듣고 충격을 받으신 분도 많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몇 가지 의문이 풀리지 않을까, 제가 가지고 있던 의문이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X-파일 보도를 보면요.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이학수 당시 구조본 실장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명단이 있다 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언급을 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최XX는 들어가 있습니까? 들어 있으면 놔두시고,’ 또 ‘김XX 거기 있으면 저한테 5백만원만 주세요. 같이 만나게 돼 있습니다.’ 5백 정도 추가로 엑스트라로 달라, 어떤 사전 구조본 단위에서 만들어져 있을 것으로 보이는 리스트를 언급하거든요. 이번에 김 법무팀장, 前 법무팀장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제가 가지고 있던 질문이 풀리는 셈이죠. 구조본 차원에서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한 리스트는 물론이고 전 사회영역에 걸쳐서 작성돼 있었다 라고 하는 그 리스트가 사실로 확인이 되는 셈이 됩니다. ☎ 김미화 / 그래요. 오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관계자 말에 의하면 떡값 리스트에 검사 뿐 아니라 판사들도 있는 것 같던데... ☎ 이상호 / MBC 기자 :  네, 매우 우려될만한 사안인데요. 사실 검찰 떡값 얘기가 계속 나왔던 얘기이긴 합니다만 더 엄정해야 할 사법부의 판사까지 이런 돈을 받았다, 뇌물을 받았다 하면 모르겠습니다. 사법파동까지도 자칫 우려할만한 그런 사안으로 발전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제단 관계자가 한 방송인터뷰에서 한 말에 따르면 문제는 대법관 정도의 큰 높은 분이고 단수도 아닌 복수고 고법 판사도 있다, 이런 얘긴데 이건 좀... ☎ 김미화 / 얼마 전 신문에서 2003년부터 지금까지 기업에 들어간 판사가 11명인데 그 중에 6명이 삼성에 갔다, 이런 보도를 봤거든요. 삼성이 그만큼 판사들에게도 신경 썼다, 이런 얘기... ☎ 이상호 / MBC 기자 :  그렇죠. 마지막 칼자루는 판사님들이 잡고 계시니까 우스갯소리겠습니다만 법조계에선 삼성에서 전화를 안 받는 판사는 상당히 못 나가는 판사다, 이런 얘기도 있거든요. 저 역시 지난 X파일 방영과정에서 삼성쪽에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해서 상대쪽 변호사님을 만난 적이 있거든요. 깜짝 놀란 게 그 분이 바로 그 해당 법원에서 바로 직전까지 가처분 결정을 담당하던 전임 부장판사였습니다. 전관을 쓴 거죠. 이렇게 평상시에 치밀하게 관리를 하고 있구나 하는 내용을 절감을 했습니다. ☎ 김미화 / 아까 검찰의 수사 가능성을 말씀하셨는데 검찰이 이 사안을 수사하긴 할까요? ☎ 이상호 / MBC 기자 :  안 할 순 없을 걸로 보입니다. 검찰이 자체적으로 인지해서 수사에 착수하지 않게 되면 사제단이 지금 고발할 태세 아니겠습니까? ☎ 김미화 / 지난 번 X파일 때도 검찰은 떡값 수사를 독수독과라는 이유로 하지 않았었잖아요. ☎ 이상호 / MBC 기자 :  네, 그랬죠. 독이 있는 나무에서 열리면 그 열매도 독이 있다 라는 이런 논리였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불법행위를 자신이 주도했다고 김 변호사가 자수의 형식으로 양심선언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나마 특검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맡을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 김미화 / 언론얘기를 좀 해보죠. 한겨레하고 시사in 등 일부 매체가 주로 보도를 하고 또 방송사들이 일부 보도를 하고 있는데 소위 메이저 언론들은 아예 기사를 쓰지 않는 것 같아요. ☎ 이상호 / MBC 기자 :  예, 아무래도 다른 사안 같으면 벌써 도배하고 난리가 났겠죠. 그래서 보다 못한 기자협회가 나서서 성명을 냈는데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좀 되자, 기자들아!’ 전국언론노조도 성명을 냈습니다. ‘정의의 편으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삼성의 가족으로 남을 것이냐’ 모든 언론사와 언론인들이 즉각 삼성 비자금 조성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취재에 나서달라, 이런 주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양대 단체는 재미있는 얘기를 했는데요. 최근에 출입처 기자실을 통폐합할 때는 정부에 대해서 언론탄압이라고 핏대를 올리더니 왜 재벌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하고 이렇게 작아지고 있느냐, 이런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 김미화 / 2004년 이 기자님이 폭로했던 삼성의 X파일을 보면 2005년이죠. 97년 대선을 앞두고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하고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장이 만나 가지고 불법대선자금 지원을 논의한 걸로 돼 있잖아요. 당시 X파일에 담겨져 있던 비자금, 대개 어떤 용도로 사용됐었나요? ☎ 이상호 / MBC 기자 :  뭐, 검찰 떡값도 있지만 주로 정권적 차원에서 대선기간이었기 때문에 후보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돼 있습니다만 전달하지 않았다, 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죠. 문제는 그 당시에 돈을 조성하고 계획을 세우고 배달을 하고 또 그걸 정치권에 깊이 찔러줬던 정치인들이 바로 아직도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이런 더구나 떡값 리스트가 나온 마당에 아직도 그런 비자금 전달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지 않을까 충분히 의심해볼만한 사안이죠. ☎ 김미화 / 아직까지 검찰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이번에 얘기가 나오고 있는 비자금도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 이상호 / MBC 기자 :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그때 그 사람들이 다 그 자리에 있는 마당에 97년 당시에 있었던 비자금 사안이 2005년에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단 말이에요. 그럼 겁날게 없겠죠. 그러면 겁날 게 없고 그 자리에 그 분들 계속 계시면 안 이루어지고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겠죠. 검찰수사내용이니까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미화 / 자, 그러면 2005년 당시 X파일 공개하고 삼성하고 법정소송까지 갔잖아요. ☎ 이상호 / MBC 기자 : 지금 계류 중이죠. ☎ 김미화 /예, 계류 중이에요. 삼성의 벽을 넘는다는 게 어떻게 느껴지셨어요? ☎ 이상호 / MBC 기자 :  삼성은 여러분들 절감하시듯이 정권이야 선거를 통해서 심판받을 수 있습니다만 시장통에서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그런 힘을 누리고 있죠. 자본권력이라는, 독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삼성이 김용철 변호사에 대해서 대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사실 저희 때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김 변호사가 정신이상자라거나 성격이 별나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참고로 내부고발자 중에서 67%가 자살충동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만큼 왕따 무섭거든요. 저도 예외는 아니었고요. 여하튼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지 않으면 사회나 사람들이나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 언론이나 검찰 좀 각성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미화 / 예, MBC 정치부 이상호 기자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