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재단(이사장 박기정)은 지난 11월 21일 제2회 언론인홈페이지대상 시상식을 가졌다. 총 36명이 응모해 경합을 벌인 결과 이상호 문화방송 ‘사실은’(전 미디어비평)팀 기자의 ‘이상호기자의 고발뉴스’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모두 9명의 언론인이 각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평가 기준은 콘텐츠(40점), 이용자와 상호작용(30점), 디자인과 인터페이스(20점), 기술 및 기타(10점)였다. 고발 전문 홈페이지 심사위원장을 맡은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이인희 교수는 “모두 상을 드리고 싶을 정도로 우수한 수준이었으나, 조금 더 돋보이는 작품을 골라야 했다.”며 심사의 고충이 컸음을 밝혔다. 대상을 수상한 이상호 기자의 홈페이지에 대해 이 교수는 “본인의 전문영역인 시사고발 보도를 주제로 구축한 콘텐츠의 전문성과 쌍방향 채널을 통해 취재원 및 독자와의 관계를 활발하게 유지해 옴으로써 언론인의 지평을 인터넷에서도 활짝 열어 놓고 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이상호기자의 고발뉴스’는 지난해 12월 만들어져 누적 방문건 수는 11월 20일 현재 19만 5,000회 정도. 전체 회원 수는 518명이며 하루 평균 200여 명이 접속한다. 이 홈페이지는 한마디로 고발뉴스로 특화돼 있다. 언론사의 고발뉴스와 시민단체 등의 제보를 매일 업데이트하는 ‘고발뉴스’, 자신이 쓴 기사와 그 뒷 얘기, 기사가 나간 이후의 진행상황을 알려주는 ‘상호기사보기’, 자신의 평소 생각을 밝힌 글과 각종 기고문을 담은 ‘상호생각’, 회원들의 글이 실리는 ‘취재원 컬럼’, 고발기사가 나가도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언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끝가지 여론의 봉화를 올리겠다는 ‘끝을 봅시다’ 코너로 구성돼 있다. 이상호 기자는 95년 MBC 보도국에 입사한 이후 경찰, 법조, 카메라출동, 외교부 등을 거쳤다. MBC 카메라출동과 고발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에서 활약하면서 고발전문기자로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하남국제환경박람회를 고발해 그 해 한국신문방송인클럽 언론대상을 받는 등 사내외 특종상을 다수 수상했다. 20여 차례에 달하는 각종 소송과 살해위협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기자는 또한 언론을 통한 내부고발자들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소금창고 기금’을 ‘아름다운재단’에 제안했다. 연초에 출판한 ‘그래도 나는 고발한다’의 인세 30%를 이 재단에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기자는 이밖에도 슈퍼탤런트대회서 입상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다. 업데이트가 생명 홈페이지를 만든 동기는? 나만의 취재네트워크를 가꿔야 하고 거기서 나오는 아이템을 가지고 움직이는 고발프로그램에서 일해 오면서 정보와 제보를 얻기 위한 통로가 필요했다. 또한 제보를 받기 위해서 나는 이런 점에 관심이 많고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영업사원이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것처럼 뉴스맨도 시청자들에게 서비스 차원의 상호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5년전 카메라 출동에서 활동 때 하루 제보를 100건씩 받았다. 이중 실제 방송은 한 건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너무 아까웠다. 이를 인터넷으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들에게 홈페이지는 이제 필수적인 존재다. 없어서는 안 될 미덕에서 없으면 악덕이 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바이라인 없는 기사가 신뢰도가 떨어지듯이 홈페이지 없는 기자는 시청자와의 대화가 필요없다거나 서비스를 하지 않는 기자라는 ‘혐의’를 받을 것이다. 시청자와의 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최소한의 방편이 필요하다. 홈페이지에서 각별히 신경쓰는 부분은? 물론, 매일 규칙적인 업데이트다. 네티즌은 냉정해서 아무리 홈페이지 취지에 공감하더라도 한번 들어와서 업데이트가 안되고 죽어있는 사이트라는 사실을 확인하면 다시 오지 않는다. 때문에 아무리 새벽까지 일을 하고 들어오더라도,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더라도, 하물며 출장길에 공항에서라도 빠짐없이 매일 업데이트를 했다. 네티즌들이 고정적으로 찾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로 중요한 게, 네티즌들의 의견에 답글을 달아드리고 제보에 대해 전화로 답변을 드리는 것이다. 네티즌들 이거 대단히 좋아한다. 방송 기자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그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는지 실감할 때가 많다. 업데이트 시간과 유지비용은? 처음 업데이트에 드는 시간은 한 시간, 때로 두 시간 정도씩 들기도 했다. 매일 새벽 일어나 주요 언론의 홈페이지를 뒤져 고발뉴스나 취재원칼럼 등을 선정하고 간단한 선정이유를 밝히기도 하고,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고 사진과 관련된 글을 써 올리고, 상호생각에 올릴 글을 구상해야 했다. 유지비용 문제도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 사업을 하며 인터넷 전태일 기념관 등을 만들어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친구 사업가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인터넷 업체 후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이청종 사장은 내 사이트에 후이즈의 배너를 달아주는 조건(?)으로 선뜻 서버유지 비용을 부담해 주었다. 고발자 피해 돕는 데 사용 상금은 어디에 사용할 예정인지? 결혼 이후 옷 한 벌 제대로 해주지 못한 내 아내에게 일부를 주고 싶다. 고발기자인 남편의 늦은 귀가와 이른 출근을 묵묵히 견뎌내며 불평 한마디 하지 않은 아내야 말로 유일한 나의 ‘빽’이다. 특히, 아내는 연예계 노비문서 보도로 촉발된 연제협 사태와 PR비 사태를 겪으며 사내외적으로 흔들리던 나에게 고발기자답게 ‘나가서 싸우다 죽으라’며 출근길을 배웅해 준 벗이기도 하다. 나머지는 ‘소금창고 기금’에 낼 것이다. 150만 원으로 시작한 기금이 각계의 참여로 700만 원으로까지 늘었다. 이 기금은 내부 고발자들의 법정 비용으로 활용된다. 고발 전문기자로서의 계획은? 현상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고발 전문기자라는 다소 ‘거북한’ 이름을 얻었다. 어쩌면 기자일을 하는 우리 모두는 애당초 모두가 ‘탐사기자’이고 모두가 ‘고발기자’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다른 이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예리한’ 질문, 아무도 감히 던지지 못한 ‘과감한’ 질문을 하고, 내가 가장 먼저 쓰는 기사보다도 내가 마지막으로 쓰는 기사를 찾아 담담히 갈 것이다. 그것이 곧 내가 생각하는 기자의 정도이다. 내년이면 이제 10년차 기자가 된다. 회사 생활과 어렵사리 병행해온 학교공부(연세대 대학원 박사 논문과정)도 마무리된다. 여력이 되면 UN 경제사회이사회 산하의 NGO 부문 담당자로 인턴과정을 다녀올 계획이다. 그곳에서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각국의 NGO 운동과 운동단체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의 상호간 네트워크를 취재하고 싶다. 장차 전지구적 주도권을 행사할 그들과 당당히 교류함으로써, 귀국 이후 보다 세계시민적 관점에서 사회현상을 읽어내고 그 대안을 날카롭게 집어낼 수 있는 기자가 되었으면 한다. 홈페이지 계획은? 부족한 게 너무 많다. 우선 컨텐츠가 부족하고 업데이트도 느리다. 인터렉티브 채널도 부족하다. 재미도 없다. 너무 무겁고 진지하기만 하다. 희망이 있다면 회사의 지원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기자가 좋은 홈페이지를 갖는 것은 취재를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이며, 동시에 고객 서비스의 시작이다. 컨텐츠 양산의 도구이기도 하다. 그런 중요성을 잘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회사에서 도와준다면, 두 가지를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싶다. 우선, 매주 뉴스레터를 낼 예정이다. 그래서 네티즌을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찾아가려고 한다. 둘째, 회원관리를 더욱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 500여 명의 열혈 고발회원들을 ‘씨드’로, 생활 밀착형 고발클럽들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싶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 언젠가 명실상부한 고발 커뮤니티 또는 고발뉴스 포털이 될 날이 있을 것이다. 자신을 특화시킨 홈페이지를 홈페이지 제작을 준비하는 언론인들에 대한 충고가 있다면? 홈페이지는 사실 기자 자신의 분신이나 마찬가지다. ‘기자가 죽어도 홈페이지는 남는다.’ 이런 거다. 이곳에서는 거짓도 위선도 과장도 불가능하다. 인터넷은 이미 ‘사기’ 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어떤 홈피를 어떻게 만들까보다도, 먼저 내가 누구고 어떤 기자인가를 명확하게 고민해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취재를 하고 장차 어떤 기자가 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한다. 물론 출입처에 묶여 있어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언론 현실이 장애물이다. 하지만 개인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런 고민과정에서 자신의 관심을 특화시켜야 할 것이다. 홈페이지를 여기에 맞춰 특화시킨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특화되고 집중된 컨텐츠가 사랑받는 공간이다. 두루뭉실한 신변잡기와 초점이 없는 취재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확고한 초점 속에 적절히 배치된 컨텐츠가 사랑받는다. 결국.. 자신을 특화하는 노력을 선행하자는 것이다. 홈피는 그 이후다. 제2회 언론인 홈페이지대상 수상자 명단 ■ 대상 이상호 문화방송 보도제작 1CP 기자 www.leesangho.com ■ 금상 전영재 춘천MBC 보도국 기자 www.dmzkorea.co.kr ■ 은상 정길화 문화방송 시사교양국 부장대우 www.jungpd.co.kr ■ 동상 심강보 경남신문 생활취재팀 차장대우 www.gijaschool.com 김 원 경향미디어 편집부 취재기자 myhome.naver.com/grafittikim ■ 특별상 조성도 교육방송 기술연구소 연구원 newmedia.xpert.co.kr 정종훈 문화방송 미술부 차장 setdesign.tvart.co.kr ■ 커뮤니티 부문 <금상> 하한수 중앙일보 편집미술부 기자 bbs.joins.com/club/jforum_hhs/ <은상> 정창교 국민일보 사회2부 기자 jcgyo@kmib.co.kr ■ 전직부문 박상건 전 경인매일 정치부 차장 www.pass386.com 천원주 기자·wjchun@kp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