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상호기자 ‘그래도 나는 고발한다’ 책 펴내 발행일 : 2002.12.12 [미디어오늘, 372호 11면] 올해 언론계를 가장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표적인 사건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PR비’ 문제를 빠뜨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 ‘PR비’와 ‘연제협 사태’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도했던 MBC 시사매거진 2580의 이상호 기자가 최근 <그래도 나는 고발한다>라는 책을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상호 기자가 책을 내게 된 계기는 아주 특별(?)하다. 4년 전, 인터넷 대안매체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려는 생각에서 사무실까지 마련해 회사일과 병행하려다가 결국 빚을 지게 됐고 이른바 돈이 필요해 책을 쓰기로 했다는 것. 대안매체를 만들려는 그의 노력은 무산됐지만 <그래도 나는 고발한다>는 이상호 기자가 그동안 ‘고발뉴스’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고민과 열정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이 여길 책은 아니다. 이와 관련, 이상호 기자는 “당시 카메라 출동을 맡고 있을 때였는데 하루에 제보가 100여건 이상 들어오는데 방송될 수 있는 아이템은 단 한 건이었다”면서 “이때 공중파의 한계를 절실히 느꼈고 대안매체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그래도 나는 고발기자로 남고 싶다’ ‘이 땅의 기자로 살기 위해’ ‘비리가 있는 곳에 성역은 없다’ ‘사람 그 위대한 만남을 위하여’ 등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지금까지 기자생활을 하면서 기록했던 취재일기를 보완해 정리하는 형식을 담고 있지만 이상호 기자가 책 전반에 걸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고발·탐사보도가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기자는 “소송 증가 등으로 인해 고발뉴스를 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면서 “이런 분위기에서 공중파의 안일함과 나태함에 젖어 있으면 결국 이런 흐름에 뒤쳐지게 되고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없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책을 발간하면서 이상호 기자가 내놓은 또다른 기획은 고발뉴스 포털사이트(www.Lee sangho.com)를 선보인 것이다. 이 사이트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그동안 이상호 기자가 보도한 고발기사들을 목록별로 추려 개선되지 않은 것은 앞으로 개선 추가보도를 하고 상황 종료된 기사는 ‘종료’라고 표시해 놓고 있다는 것. 고발뉴스의 목적이 한 번 보도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개선하는데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같은 코너를 마련했다는 것이 이기자의 설명이다. 검찰 출입을 하고 있던 99년 어느 여름, 각종 비리사건으로 구속됐던 사람들이 다시 풀려나고 있을 때 분개해 적었다는 한 편의 시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죄송합니다/이 땅에 사는 기자는 오늘도 일상의 한증막으로부터 당신을 구해내지 못했습니다/차라리 스스로 얼어붙어 만년설이 되어드릴까요?/그도 아니면 무더위는 우리에게 차라리 ‘깨어 있으라’는 것인가 봅니다” 민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