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경제가 어렵다는데, 추석도 예전같지 않다는데.. 저는 올해도 님들의 시름을 펴드릴 수 있는 기분좋은 기사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한줄만 읽어도 잔잔한 감동이 울려 퍼지고, 한장면만 봐도 사랑이 몽글몽글 뿜어져 나오는 그런 기사를 꼭 쓰고 싶었는데.. 올해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DJ 정권이 들어섰을 때, 마침 카메라출동 이라는 고발 부서에 있었습니다. 청와대에서 언론을 관리하던 무슨 수석이라는 분이, '민주정권이 들어섰는데 무슨 고발이냐'며 각종 고발프로를 줄이고 미담을 적극 발굴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술김에 회사 간부로부터 들었습니다. '따가운 소리'를 감내하지 못했던 DJ 정권은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험한 꼴을 보며 퇴락했습니다. 쓴 소리, 따가운 말, 권위를 부정하는 질문.. 모든게 존재를 썪지 않게 하는 소금일 것입니다. 그래도 내년엔 아름답고 향기나는 기사로 님들을 찾아갈 수 있기를.. 이 철없는 고발기자는 한가위 보름달 앞에 잠시 빌어봅니다. 부디 넉넉한 한가위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