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공직자와 그들이 쓰는 말에 대해 짧은 글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정세균 장관이 손석희 앵커와 나누는 대화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시죠. 오디오가 준비되지 않은 관계로, 일단 텍스트라도 살펴보실까요?) 2006. 07. 25 (화)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손석희 / 진행  : 시선집중 3부에서는 정세균 산업자원부장관을 연결하겠습니다. 어제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앨버타 주에 있는 오일샌드 광구지분 100%를 인수하는 본 계약을 맺었습니다. 오일샌드는 모레하고 점토 속에 원유성분이 섞여 있는 혼합물질로 고유가 시대에 원유대체물질로 주목받아 온 바 있습니다. 빠르면 2010년부터 생산이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이와 함께 당면한 문제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당장 기름 값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서 서민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머타임제를 비롯한 에너지 절약대책도 이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느냐, 이런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여보세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네, 안녕하세요. ☎손석희 / 진행  : 안녕하셨습니까? 우선 오일샌드 광구 본계약 체결로 인한 기대효과, 어느 정도 일까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우선 이 광구에 한 2억 5천만 배럴 정도의 매장량이 확인된 것으로 돼 있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2010년부터 생산이 되면 우리의 원유자주개발률이 좀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석유공사가 본계약을 체결해서 본격적으로 개발을 위한 준비를 할 작정이고요. 또 원유개발뿐만 아니라 관련 연관산업, 플랜트 수출이라든지 경우에 따라서는 그러니까 정유회사죠. 그런 것까지도 함께 연결해서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습니다. ☎손석희 / 진행  : 그냥 아주 단순하게 여쭤보겠습니다. 그러면 2010년부터 생산이 가능하다면 그 이후에 우리가 쓰는 기름 값이 조금 떨어질까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그것하고는 관계없죠.(너무 단적으로 국민적 기대를 일축함) ☎손석희 / 진행  : 그렇죠?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예, 기름 값은 국제유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고 우리 스스로의 자주개발률이 현재는 4.1%밖에 안 되거든요. 그래서 에너지를 구하기가 어려울 때 그런 때에 우리 스스로가 유전을 가지고 있어야 그래야 한다 라는 차원에서 에너지 확보를 위해서 각 국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손석희 / 진행  :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결국 조금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국제 원유가가 오르면 기름 값은 당연히 뛰는 것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서민들 얘기로는 국제원유가가 뛰어도 국가가 어느 정도 완충 작용을 해줄 수 있는데 안 해준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얘기하면 유류세가 되겠죠. 지금 우리가 유류세 반영률이 굉장히 높은데 OECD 중에서 최고라고 하더군요. 경유가 45%고 휘발유가 58%인가 이렇게 이런 자료를 봤는데요. 어떻게 조정해서라도 서민들의 사정을 정부에서 생각해줘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유가가 너무 올라가면 그걸 조정해주면 참 좋은데 그럴 경우에 소비가 줄지 않는 그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문제는 국가의 조세수입이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유류세가 종량세로 돼 있습니다. 다른 세금은 대부분 가격이 오르면 세금도 따라 오르지 않습니까. 세율이 몇 % 이런 식으로... 그런데 우리 유류의 경우에는 1리터 당 세금 얼마, 이런 식으로 종량세로 돼 있거든요. 그래서 국제유가가 올라도 세금은 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소비자에게는 그만큼 세제혜택을 드리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제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종량으로 간다는 건 결국 말해서 소비를 줄이면 그만큼 부담이 줄어든다 라는 그런 원칙인 것 같은데요. 기본적으로 소비를 생계형으로 하는 사람들은 소비를 더 줄이거나 이러기가 어렵단 말이죠. 그런 분들한테는 그래도 좀 혜택을 줘야되는 게 아니냐 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화물트럭이 3백만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90% 가량은 유가보조금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소형화물 트럭이고 이것이 바로 생계수단으로 활용이 되기 때문에 이런 분들한테는 경유세 인하라든가 유가보조금을 지급한다라든가 이런 대책을 세워줘야 되는 게 아니냐 하는 것이죠.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글쎄요. 그런 대책을 세울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재원 마련이라든지 또 유가라고 하는 것은 수시로 변동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사실은 모든 제품의 가격 인상에 즉시 즉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유류의 경우에는 세금의 측면에서는 사실은 2년 전에 비해서 지금 국제유가가 2배로 올라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국내 유가는 그렇게 오르지 않았거든요. 그것은 환율과 세금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경유가만 놓고 보자면요. 지금 특히 최근 들어서 굉장히 많이 뛰어오르고 있고 3주 연속 사상 최고치인데 저희가 알기로는 이것이 2007년 7월에 목표치가 85%, 그러니까 휘발유의 85%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년 7월이 85%가 목표치인데 이미 지금 84.02%거든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그렇습니다. ☎손석희 / 진행  : 이건 초과 달성까지 해가면서 서민들한테 부담을 지우느냐, 이런 불만의 소리가 당연히 나올 법 한데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저는 그 불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된다고 보고 또 근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하면 정부가 예시한 것은 금년 7월 같으면 한 80% 정도 휘발유 가격에... 그런 정도의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실질적으로 국제유가의 변동이라든지 여러 가지 가격 조정 메커니즘 때문에 경유 값이 더 올랐단 말이죠. 그 부분에 대한 국민의 고통을 잘 알고 있고요.(국민적 고통을 앞서 문장에서는 '불만' 수준으로 폄하시켜서 인식하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손석희 / 진행  : 그렇게 아시고 관심을 갖는 것에서 더 한발 나가서 실질적으로 부담을 줄여줘야 되는 그런 과제가 있는데 예를 들어서 재작년에 나온 정부대책을 보면 국제원유가가 배럴당 35불을 넘으면 사실 옛날 얘기가 돼 버린 건 맞습니다. 지금 그것에 한 두 배이상 나가니까요. 그때 이미 정부 쪽 계획은 35불, 35달러를 넘었을 때는 유류세를 경감해서 라도 국내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이었는데 그게 지금 전혀 시행이 안 되고 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고 지금 당장 내년부터 석유수입 부과금, 지금 세금은 안 오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석유수입 부과금을 올리면 당연히 정유사에서도 돈 올리고 주유소 돈 올라가는 건 휘발유 값 올라가는 건 당연한 결과 아니겠습니까?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그렇죠. ☎손석희 / 진행  : 14원에서 16원으로 2원 인상하는 방안을 지금 추진중이라고 하시니까 이게 도대체 정부가 왜 실질적으로 국민들한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느냐, 세수를 채우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계속 나오거든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세수와 국민부담, 그리고 유류소비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잘 판단해야죠. 어느 한 가지에만 치우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균형감각이 있어야되고 현재 제기된 디젤류 가격의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어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 사실은 당과도 협의를 해야되고 또 정부 내에 재경부가 중심이 돼서 저희 산자부나 건교부도 함께 이런 문제들을 논의해야되거든요. 그래서 그런 논의를 해볼 계획입니다. 지금 실제로 실무진에서는 그런 논의를 했는데 아직 별 성과가 없습니다.(아직 별 성과가 없다고 너무도 떳떳히 말하는 대목이 실망스러웠다. 이번 사안을 대하는 장관의 스탠스는 기본적으로 국민에 대해 '미안', '사죄' 뭐 이런 정서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당초 계획이 2006년 7월, 그러니까 이 시점에 휘발유 대비 경유 값이 80%인 걸로 알고 있거든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그렇습니다. 원래 목표가 그렇습니다. ☎손석희 / 진행  : 목표가 그렇다면 지금 4.02% 정도는 넘치고 있다는 얘긴데요. 그 부분을 재경부라든가 아니면 또 당이라든가 방금 말씀하신 유관기관 어디든 논의하셔 가지고 그 정도 수준으로 줄일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그렇진 않습니다. 금년 7월부터 경유에 대한 세금을 28원 더 올렸어요. 교통세를. 그것은 법에 의해서 그렇게 된 겁니다. 그리고 경유가격이 원래 80정도 수준이었는데 84%까지 간 것은 국제경유가격이 올라서 그런 측면이 또 있거든요. ☎손석희 / 진행  : 그러니까 국제경유가격, 국제원유가격은 오르고 있다는 건 아는데 적어도 정부 입장에서 일정부분 완충 작용은 해주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되지 않느냐, 그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으셨습니까?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그렇지 않습니다.(기름값의 본질은 서민생활의 부담, 고통 이런 수준인데, 이들의 논의는 이미 탁상 경제학의 수준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논의에 국민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논의 변수에 '국민'을 끼워넣자는 사회자의 제안에, 정 장관은 너무도 급박스럽고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끊고 있는 것이다.) ☎손석희 / 진행  : 뭐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완충작용을 한다고 하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종량세이기 때문에 유가가 2배로 올랐는데도 현재 세금은 그대로 이기 때문에 거기서 더 세금을 인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세수문제도 그렇고 또 유류의 소비관계도 그렇고요. 그래서 4%가 먼저 오른 부분에 대해서는 그 중에 일부는 세금 때문에 그런 것이고 또 다른 이유 때문에 그런 부분도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국제가격이 오르면 국내 가격도 오르게 돼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심을 갖거나 어떻게 하긴 어렵죠.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이 부분을 지난번에 제가 정부의 다른 분하고 인터뷰 한 바가 있는데요. 그때 무슨 얘기가 나왔었느냐 하면 아까 처음에 정 장관께서 말씀하신 내용하고 비슷한데요. 이걸 어떻게든 유류세를 줄인다던가 할 경우에 소비가 줄지 않는다 라는 그런 개념으로 접근하고 계시더군요. 그때도 고유가는 피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결국 소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를 계속 하셨었는데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소비 줄여야 됩니다. (생계형 소비자들로서는 소비를 줄일 수 없다는 걸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 아닌가!!!) ☎손석희 / 진행  : 물론 줄여야 되겠죠.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습니다만 생계형일 경우에는 소비를 줄일래야 줄일 수가 없는 그런 절박한 상황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는 정부 쪽에서 어떻게든 어루만져줘야 되는 그런 부분이 있는데,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그 당위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방안들은 그렇게 쉽지가 않아요.('쉽지가 않아서 죄송합니다'라는 입장이 필요하다는 거죠.)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그런 논의조차 그러면 안 하실 겁니까?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그런 논의는 당연히 관련부처에서 하고 있죠. 그렇지만 지금 이 고유가 라고 하는 것이 우리만 겪고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적인 추세이고 또 일과성도 아니고 장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그렇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서 근본적으로 예를 들어서 영세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은 유가 가지고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종합적으로 해결할 문제이고 물론 영세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노력을 모든 방면에서 다 해야되고 저도 공감합니다만(공감=그저 함께 느끼는 것만으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죠. 만일 디젤 차를 몰고 생선장사를 나가시는 아버지의 입장에 대해 당신이 아들이라면 그저 그 고통을 '공감'하시겠습니까? 공감이라는 표현은 아주 거리감과 신분감을 유지하고 있는 좋지 않은 표현입니다.) 이 유류세 가지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죠. ☎손석희 / 진행  : 참 여러 가지로 난마한 부분들이 많이 있군요.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지금 유가가 2년 전에 비해서 2배가 올랐는데 난망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당연한 하겠죠. 당연한 현상인데, 그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그 이외에 제기되는 문제점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유업계의 거래라든가 마진이 어느 만큼 투명하게 공개되느냐 하는 부분들, 왜냐 하면 최근에 나온 조사결과를 보면 오를 때는 많이 오르는데 내릴 때는 굉장히 천천히 내려가더라, 이건 굉장히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긴 합니다만...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저도 그 조사를 봤습니다. 조사를 그래서 저희들도 잘 검증을 하고 있고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혹시 정유사들이 유가를 책정하는데 어떤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것도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고요. 저희 입장에서는 혹시 위법성은 없는지 단순한 상도의의 문제인지 또 만약에 그 연구 보고대로 그게 사실이라면 어떤 대책이 있겠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그 내용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또 듣도록 하겠습니다.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네. ☎손석희 / 진행  : 시간이 다 돼 가지고 더 말씀은 못 듣겠네요. 정세균 산업자원부장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세균 / 산업자원부장관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