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KT, 공익적 내부고발자 파면
작성자 이상호 작성일 2003/09/07 11: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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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공익제보-기밀누설 구별 못하나
[取중眞담] 제보자 · 진정인 무조건 해임·파면 '물의'

공희정 기자    


"KT의 '제살 깎아먹기식' 불법행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전국적인 범위에서 공공연히 자행된 '자뻑'과 불법요금감면, 그리고 강매…. 회사측은 수 천억의 손실을 알면서도 '깨진 독 물붓기식'으로 불법을 강요했습니다."

14년간 KT에서 일하며 누구보다도 회사를 사랑했던 조태욱(43)씨가 지난 8월 22일부터 벌써 열흘째 청와대와 정통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씨는 지난 5월 <오마이뉴스>에 'KT-PCS 강매와 요금감면' 사실을 제보했다는 이유로 8월 21일자로 회사에서 해임됐다. 이는 지난 8월 19일 KT 보통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지 3일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KT측이 밝힌 조씨의 구체적인 해임사유는 다음과 같다.

"(조씨는) 영업창구에서 대고객업무를 취급하는 자로서 직무상 알게된 개인정보를 언론사에 유출하였고, 고객정보를 취급한다는 권한을 남용하여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회사업무와 관련한 언론홍보창구를 일원화하도록 지시한 직무명령을 위반하는 등 사규 및 관계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있으며…."

한마디로 조씨는 회사의 기밀과 고객의 정보를 누설한 부도덕한 자이며, 직무명령을 어긴 명령 불복종자라는 것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내부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언론사에 준 것이라도 회사의 고객 정보를 유출한 직원을 징계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차후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중징계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조씨는 "'묵인과 방조', '은폐와 축소'의 역사로 얼룩진 KT 내부구조를 고려할 때 내부제언은 꼭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판매실적을 챙길 목적으로 개통된 불법전화는 직권해지 되어야 할 대상이지 소위 보호되어야 할 개인정보나 회사 기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조씨가 <오마이뉴스>측에 제공한 정보는 실제 KT 고객이 아닌 자사 직원이 불법적으로 개통시켜 놓은 전화의 요금 상세 내역이었다.

KT의 불법 가개통 고발이 고객정보 유출?

<오마이뉴스>는 지난 5월 20일, KT 직원 명의로 된 한 대의 전화기에 1년간 1354대(누적분)의 KT-PCS가 가개통(가짜개통)되어 있는 요금내역서를 입수, 이를 고발했다. 또한 가개통으로 인해 부과된 1000여 만원의 통신요금을 KT가 자체적으로 전액 감액시킨 사실도 밝혀냈다.

위 기사는 그 동안 '설'로만 떠돌던 KT의 불법적인 가개통 실태와 직원들을 이용한 강매 현실을 사실로 확인시켜 줌에 따라 큰 파문을 일으켰다. 물론 KT 부천지사 계산지점에서 근무하던 조씨가 사실을 '확인'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KT는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지난 7월 3일 통신위원회로부터 법정상한액인 2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다시 재발할 경우 PCS재판매 사업 부문을 KT에서 분리 조치시키겠다는 경고까지 받았다.

당시 통신업계의 관계자들은 KT-PCS 불법 가개통 문제는 외부적으로 통신시장의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이며, 내부적으로는 제 살을 깎아먹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신요금 감액 문제 또한 회계장부 조작으로 볼 수도 있는 문제라고까지 지적됐다.

또한 불법 가개통과 강매가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KT는 <오마이뉴스> 보도 직후인 5월 21일 문제가 된 해당 전화를 직권해지 시켰으며, 7월 4일에는 기존 노사가 합의한 전략상품판매를 포함한 모든 상품판매 중단(영업국 제외)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KT, 인권위에 진정서 낸 직원도 '파면' 중징계

KT의 '공익제보자'에 대한 부당 징계 행위는 조씨로 끝나지 않고 있다. KT는 지난 5월 1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낸 김치수씨에 대해서도 징계 조치를 준비중이다.

당시 김씨는 '반인권적 KT 부당인사 철회를 위한 대책위원회' 소속 130여명의 노동조합 조합원들과 함께 청와대 게시판은 물론 공정위 등에 지난해 12월에 이루어진 KT 인사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김씨 등은 진정서를 통해 "KT는 지난 2002년 12월 전직원에 대한 인사고과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특정인들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인사고과상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부여하여 각종 차별대우와 함께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T는 지난 5월 김씨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품위유지 위반, 취업규칙 위반, 복무규정 위반, 인사규정 위반 등의 혐의로 오는 9월 5일 자로 파면 조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 이재명 팀장은 "어떻게 보면 공익제보자는 조직의 비밀을 누설시킨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공익제보자를 부패방지법을 통해 법률로 보호하는 것은 그 순기능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조씨의 경우 사적인 용도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누출한 것이 아니라 공익적 목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내부 관련 정보를 제보한 것이기 때문에 공익제보자로 볼 수 있다"며 "해임 처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해 다퉈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조씨의 사례를 볼 때 아직도 공익제보자를 '조직의 배신자'로 보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KT가 조씨에 대해 해임처분을 내린 것은 과도한 징계"라고 지적했다.  

2003/08/29 오후 6:37
ⓒ 2003 OhmyNews  


-> (한겨레, 2003, 9/8) KT, 불법영업 고발 직원 해고

해고사유 설득력 떨어져 "보복성" 제기

케이티(KT)가 내부 불법영업 사실을 언론사에 제보한 직원을 해고해 물의를 빚고 있다.

케이티는 지난 5월14일 <오마이뉴스>가 ‘케이티 이동전화 직원 강제할당’ 이란 기사를 내보낸 뒤, 이를 제보한 조아무개(43·부천지사 계산지점)씨를 지난달 21일자로 해고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오마이뉴스는 당시 케이티 대구지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의 명의로 케이티가 재판매하는 케이티에프 이동전화가 1년 동안 1354대나 가개통(실제 가입자가 있는 것처럼 가짜로 개통시켜 놓는 것)됐으며, 기본료 등으로 부과된 1천여만원의 가개통 단말기 요금을 회사 쪽에서 자체 감면한 사실을 드러내주는 요금내역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케이티는 단말기 가개통과 직원 강제할당 등의 불법행위로 7월3일 통신위원회한테서 법정 상한액인 29억원의 과징금까지 부과받았다.

케이티는 당시 보도가 나가자 곧바로 제보자 색출에 나섰고, 실시간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당시 회사 전산망에 접속해 해당 요금내역서를 열어본 조씨를 찾아냈다. 케이티는 조씨를 해고한 사유로 △개인정보를 유출시키고 △타인 권리를 침해(전산망에 다른 사람 아이디를 이용해 접속)했으며 △언론 홍보창구를 일원화하도록 지시한 직무명령을 어기는 등 사규 및 관계법령을 위반한 점을 들었다.

그러나 해당 요금내역서는 실제 가입자 정보가 아니므로 개인정보 유출로 볼 수 없으며, 단말기를 대량으로 가개통한 뒤 직원들에게 할당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이를 언론사에 알렸다는 것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보복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씨는 지난달 22일부터 부당해고 철회를 위한 1인 시위를 청와대와 정보통신부 앞에서 벌이고 있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내고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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