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궤도차량에 의한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한미행정협정(소파) 개정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가 소파의 불평등을 거론하기 위한 초·중·고교 공동수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교육부는 4일 오후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시·도 교육국장 회의를 열어,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주도로 열리는 소파 불평등 관련 공동수업을 실시하려면 학교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신복 교육부 차관은 회의에 앞서 “학교교육과정상의 지도계획에 없었던 계기교육을 실시하려면 학년 및 교과협의회를 통해 교과·학습과정안을 작성해 학교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며 “공동수업의 내용도 편파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미군이 한반도 평화 유지와 안정에 기여한 점을 고려할 수 있는 균형적 판단력을 배양하도록 학교현장에서 적절한 장학지도를 펴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그러나 이런 절차를 거치치 않은 경우의 제재 및 징계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교사의 시위 및 서명운동 참여에 대해서는 교원복무규정 준수 차원에서 시·도 교육청 및 학교장 중심 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교사와 학생들이 반미집회에 참가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 지도·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철호 전교조 대외협력실장은 “공동수업 형식의 계기수업은 일본교과서 왜곡사건 등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마다 교사들이 자율적인 수업구성권 차원에서 해왔던 일”이라며 “애초 계획대로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실장은 “교육부가 공동수업을 하루 앞두고 이런 절차를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은 관료적 통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현호 기자 yeop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