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투자할 때 CEO 사생활도 보라" - CEO 직계가족 사망·호화주택 구매시 실적감소 - 자기애 강한 CEO 기업은 실적 변동성 커 [이데일리 하정민기자] 어떤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데 그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부인이나 자식이 사망했다면? CEO가 호화로운 집을 구입했다면? 연례 실적보고서 앞면에 CEO 얼굴이 크게 나와있다면? 과연 그 기업에 투자하는데 고려해야 하는 사실들일까. 답은 `그렇다`이다. 기업 투자 시 단순히 재무제표만을 볼 것이 아니라 CEO의 사생활과 개인적 성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색 조사 결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자식을 포함한 CEO의 직계가족이 사망하거나 CEO가 호화주택을 구매했을 때 그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진단했다. ◇CEO 자식잃으면 수익 21% 감소..장모 사망시엔 오히려 증가 코펜하겐 소재 모르텐 베네스덴 대학이 7만5000개 덴마크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실적은 CEO 직계 가족의 수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의 자식이 죽었을 경우 사망 후 2년 동안 그 기업의 수익은 이전보다 평균 21.4% 감소했다. 배우자가 사망했을 경우 14.7%, 부모가 사망했을 때는 7.7%, 그 외 가족이 사망했을 때도 9.4%의 수익 감소가 뒤따랐다. 죽은 자식이 18세 이하였을 때는 수익 감소율이 21%보다 더 높았고, 유일한 자식이 사망했을 때는 수익 감소율이 훨씬 가팔랐다. 반면 CEO의 장모가 사망했을 때는 오히려 수익이 7.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주관한 대니얼 울펜슨 교수는 "장모의 죽음이 CEO의 신경을 분산시키지 않는다는 결과가 조금 우스꽝스럽기도 하다"며 장모와 사위의 관계가 껄끄럽다는 일반적 통념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CEO들도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화장품 회사 레블론의 전 CEO이자 샤퍼 이미지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제리 레빈은 "자식이 아플 때 어떻게 일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미친 짓"이라며 "부하 직원에게도 가족에 관련한 질문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임워너 고위 간부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 1997년 레빈은 아들을 잃은 바 있다. ◇CEO가 호화주택 구매해도 실적 `악영향` CEO들의 집 크기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뉴욕대의 데이빗 예맥 교수,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크로커 리우 교수는 CEO들의 집 크기가 클 수록 오히려 그 기업의 실적은 나빴다고 공개했다. 지난 2004년 기준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기업 CEO들은 평균 5600스퀘어피트되는 집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집 내부가 1만스퀘어피트에 달하거나 대지가 10에이커가 넘는 대저택에 사는 CEO의 경우 그 기업의 주가는 S&P500 평균을 밑돌았다. 일반적으로 CEO가 호화주택을 구입한 후 3년동안 그 기업의 주가는 S&P500 평균보다 25% 낮았다고 두 교수는 밝혔다. CEO의 `자기애적 성향`도 기업 수익과 많은 연관이 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연례 실적 보고서에 큰 사진을 넣거나, 기자회견 시 제일 먼저 등장하기를 좋아하는 CEO는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런 `나르시스트` CEO를 둔 기업의 경우 이익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은 평가했다. ＜저작권자ⓒ이데일리 - 1등 경제정보 멀티미디어 http://ww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