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한국전쟁 이후 요즘처럼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무감했던 적이 있었을까. 자신이 주도하는 정책을 반대해 목숨을 끊는 사람이 나오는데도 대통령은 일언반구 사죄든 위로든 대응이 없다. 아무도 사자의 원혼을 애석하다 말하는 사람도 없고 그를 죽인 시대의 폭압적 단절을 의심하는 사람도 없다. 그저 모두들 자본의 번쩍거리는 흐름을 입벌리고 눈풀린채 응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미친 세상은 한동안 계속 될 것이다.) “화장해 미군기지에 뿌려달라".. 유서 공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막판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 1일 협상장 인근에서 분신을 시도,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허세욱(54)씨가 15일 오전 11시23분께 숨졌다. 허씨가 입원한 한강성심병원측은 허씨의 사인과 관련해 "오늘 오전 허씨가 호흡 곤란을 일으켜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끝내 숨졌다"며 "직접적인 사인은 패혈증"이라고 밝혔다. 허씨의 사망소식을 들은 민주노총 등 5개 단체가 참여한 분신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기존 분신대책위원회를 장례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한편 이날부터 허세욱씨 추모 기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정문 앞에는 간이 빈소가 차려졌으며 오후 5시부터 향린교회 신도들이 모여 추도회를 열었다.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한강성심병원 정문 앞에서 `한미FTA 무효 허세욱 동지 촛불 추모제'를 열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허씨가 남긴 미공개 유서를 공개했다. 허씨가 근무하던 한독운수 노조원에게 보낸 유서에는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전국에 있는 미군기지에 뿌려달라"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민주노동당은 허세욱 씨의 사망과 관련해 15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민주노동당은 "고인의 뜻을 이어 한미 FTA 저지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허세욱 당원의 철저한 사투마저 외면한 노무현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서울 H운수에서 택시운전사로 일해 온 허씨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1일 한미FTA 협상을 반대하며 협상장인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정문에서 분신을 시도,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선민 기자 sotong@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