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이유보고서 묵살, 작성자 문책 의혹 국가정보원이 지난 5월 다단계 판매업체인 제이유(JU)그룹 로비 의혹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전달했으나 청와대가 오히려 국정원 내 담당 실무자 문책을 요구하며 보고서 내용을 묵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정원의 보고와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 1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제이유그룹과 관련해 보고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청와대의 미온적인 대응과 부실 대처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27일 "지난 5월 국정원이 청와대에 제이유와 관련된 보고를 했는데 청와대가 '엉터리 보고'라며 보고서를 작성한 실무자를 교체하라는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당시 김승규 원장이 '연말 인사 때 자연스럽게 바꾸겠다'며 버텼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시 보고서에는 제이유의 주요 로비 대상자로 '청와대 비서관과 정ㆍ관ㆍ언론계 등 각계 지도층 가족'이 적시돼 있어 국정원과 청와대가 상당히 불편한 관계였다"면서 "김 원장이 최근 교체된 것도 당시 청와대에 미움을 샀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국정원이 청와대에 전달한 종합 보고서는 1개고, 나머지 2~3개는 첩보 수준으로 안다"며 "수사가 본격화하면 사건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J소비자본부장은 "제이유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민정에 왜 보고했느냐"는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제이유네트워크가 공제조합에서 거래해지가 되어 그것과 관련해서 내용을 보고드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권 의원측은 "이 같은 공정위의 보고는 민정수석 쪽에서 요구를 해서 이뤄졌다"며 "추측컨대 공정위가 관리하는 다단계 회사들의 조합을 통해서 제이유에 가입한 인사들의 리스트를 확보하려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제이유그룹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 6부(부장검사 김진모)는 이번주중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친인척 4명을 소환해 제이유와의 구체적인 거래 내용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최소 12억3000만원어치 거래를 하고 10억9000만원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제이유 사업자들은 2004년 6월부터 수당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 비서관의 가족들이 이 시기 이후에도 수당을 받았다면 특혜 시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비서관측은 "가족들이 오히려 피해자"라며 "그 동안의 거래 내용을 확인하고 해명하겠다"는 주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제이유그룹에서 수당을 받은 이들 4명에 대해 배당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며 "이 비서관 소환은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현재까지는 범죄 혐의가 없기 때문에 소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제이유그룹에서 전산자료를 담당하는 전산팀장 홍 모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홍씨는 본인의 전산자료를 조작해 수당을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씨를 통해 제이유 사업자로 등록한 일부 유력 인사 가족들에게도 전산자료 조작으로 수당을 과다 계산한 사실이 있는지를 알아낼 계획이다. [매일경제; 박정철 기자 / 문수인 기자 / 김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