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97~99년 중앙일보에 323억 부당지원"   박영선 의원 문건 공개…"공정위 조사 앞두고 자료 폐기 지시" 2006년 10월 18일 (수) 안경숙 기자      삼성그룹이 중앙일보 등 계열사에 부당지원을 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폐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공정거래 조사 관련 문제점 및 대응방안'이라는 문건을 공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문건은 삼성 구조본이 공정위의 5대 기업집단 조사를 앞둔 1999년 4월19일 작성한 것이다.    이 문건에는 삼성전자가 97년부터 99년 3월까지 중앙일보에 323억원, 구조본에 1226억원, 에버랜드에 221억원, 삼성SDS에 131억원 등 모두 1986억원의 돈을 부당하게 지원한 내역이 들어있다. 이 부당지원 금액은 당시 공정위가 적발한 삼성그룹의 부당지원 거래규모 3997억원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구조본은 부당지원 사실이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될 것에 대비해 해당 계열사들에게 "구조본 공문 및 지원결정 보고서를 폐기하고, 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구조본은 △삼성그룹 국내 광고비 65%, 국외 광고비 91%를 삼성전자가 분담한 내역의 공문을 폐기하고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계획에 따라 그때 그때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대응하고 △삼성SDS가 운영하는 유니텔에만 131억원의 광고를 지원한 데 대해서는 유사 사이트 단가로 재조정한 후 품의서와 계약서를 수정하고, 다른 통신매체에 비해 직장인 비중이 높아 실구매층 광고전달률이 높다는 논리로 대응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에버랜드의 시설을 이용한 광고에 대해 5년치를 일시불로 지급한 문제에 대해서는 장기간 안정되게 광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대응논리를 지시했다. 박 의원은 "삼성 구조본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법 개정을 통해 이중대표소송제 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구조본을 '업무집행 지시자(사실상 이사)'에 포함시켜 구조본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