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불우이웃 향한 온정인데…" 무료 이발봉사가 불법? [노컷뉴스 2006-10-01 13:02]     대구시, 영업에 피해준다며 활동 규제 나서… 봉사단체 · 복지시설 '발끈' 무료이발봉사 활동이 불법 행위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대구시가 공원 등지에서 펼쳐지는 무료이발봉사 활동을 규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원이 잇따르고 무료이발봉사 활동 자체가 이·미용사들의 영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이유다. ◆왜 규제하나?=한국이용사회 대구시협의회는 지난 13일 공원 등에서 무자격자들이 노인들에게 불법 이발행위를 해 이용 업소들이 피해를 본다며 시에 규제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두류공원, 달성공원관리사무소 등에 지침을 하달, 허가받지 않은 무료이발봉사 활동을 규제하라고 지시 했다. 이어 두류공원관리사무소 등 공원 관리기관들은 무료이발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복지시설과 봉사단체에게 협조 공문을 발송, 무료이발봉사 활동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한국이용사회 대구시협의회, "엄연한 불법…행정기관이 강력히 규제해야" 본보가 단독 입수한 두류공원관리사무소가 월성종합복지관에 보낸 공문을 살펴보면 도시 공원 내에 허가를 받지 않은 모든 무료이발봉사 행위를 금지한다고 적혀있다. 또 이·미용학원에서 이발봉사 활동이 실습의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고, 공원 주변 이·미용업소 피해신고도 잇따라 이같은 규제조치를 하달한다고 공문을 통해 밝히고 있다. 백은주 두류공원관리사무소 관리담당은 “허가를 받지 않은 무료이발봉사 활동을 규제한다는 것이지 전면 금지한다는 것은 아니다. 공원 관리계에 정식 공문을 접수시켜 순수한 의도인 것으로 확인되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봉사단체·복지시설 의견=대구시의 이번 조치에 대해 지역 봉사단체 관계자들은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시가 나서 규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입을 모았다. 또 공원 무료이발봉사 활동 규제 이유 중 하나인 무자격자 문제 등은 시와 이용사회의 억지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한 봉사단체 관계자는 “수년째 공원에서 무료급식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금껏 단 한명도 무자격 이·미용사를 본 적이 없다”며 “이번 조치는 이·미용 업소의 영업보호만을 위한 것이다”고 했다. 시각장애인협회 관계자는 “무료이발봉사자들은 자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는 고마운 분들이다”며 “이분들이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어떻게 공문을 접수시켜 허가를 기다리느냐”며 실소를 터트렸다. ◆“정당한 권리 요구다”=이용사회는 모든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 내 무료이발봉사는 정부의 복지정책에도 어울리지 않는 행위다고 규제요청에 대한 명분을 밝혔다. 자신들도 중증장애인 등 장애관련 복지시설을 돌며 무료이발봉사를 하고 있지만, 공원 내 무료이발봉사는 이·미용업소에 피해만 줄 뿐 ‘봉사’라는 이름으로 어울리지 않는 행위라는 것. 두류공원관리사무소, "허가받지 않은 공원내 모든 무료이발봉사 금지한다" 이용사회에 따르면 정부에서 노인들이 이발을 할 때 50% 할인해주는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각종 복지혜택을 주고 있다. 따라서 공원 무료이발봉사 활동은 공원 미관만 떨어뜨리고 이·미용업소들에게 영업상 피해만 줄 뿐 ‘봉사’ 개념으로 포장될 수 없다고 협회 관계자는 주장했다. 이선희 한국이용사회 중구지회장은 “일반인들을 상대로 무료이발봉사라는 이름을 내걸어 불법 이발행위를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애궂은 이·미용업소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경북매일신문 김윤호기자 yhkim@kbmaeil.com/ 노컷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