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남매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인수과정에서 삼성계열사인 에스원과 통정매매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또 `경영지배권 이전' 과정에 삼성그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도 제출됐다. 삼성에버랜드 CB 변칙증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검사 박성재)는 22일 이재용 상무 남매가 에버랜드 CB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계열사인 에스원과 통정매매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오후 3시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이상훈) 심리로 열린 허태학.박노빈 전현직 사장에 대한 항소심 속행공판에서 "이 상무 남매가 에스원과 통정매매했다는 구체적 진술이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정매매는 자기가 매도.매수하는 같은 시기에 타인이 유가증권을 같은 가격에 매수.매도할 것을 미리 약속하고 하는 거래 방식이다. 증권거래법은 타인을 오인시키거나 시세조종 수단으로 이용되는 이 매매를 금지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제출한 `삼성그룹과 에스원 간 통정매매'의 증거자료 채택에는 부동의했다. 변호인은 "수사보고서 등 검찰 측 증거자료 20여건 가운데 검사작성 의견은 부동의하고 첨부서류 자체는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상무는 1996년 에스원 주식 12만1880주를 취득가의 10배에 처분, 279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이 상무는 이 돈으로 에버랜드 실권 CB 99억5000원어치를 매입, 주식으로 전환해 중앙개발의 최대주주가 됐다. 검찰은 "이 상무 남매의 CB 취득은 실권주를 우연히 얻은 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손경식 전 제일제당 대표이사, 김석 전 삼성그룹 비서실 이사 등에 대한 조사자료를 증거로 제출했다. 한편 검찰은 "연세대 신 모 교수에게 CB의 적정가치 산정을 의뢰한 결과, 사건당시 재무구조 등을 고려할 때 순자산방식에 의한 기업가치 산정 방법이 적정하며, 그 방식에 따르면 22만원을 상회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2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허겸기자 khu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