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불작전’ 그만! 홍도여, 울지 말고 떠나라”   [칼럼]횡령죄 김홍도, 한국교회 명예 위해 스스로 물러나야   입력 :2006-05-06 10:24:00   뉴스앤조이 이승균 기자   한나라당 최연희, 박계동 의원의 신세를 보며 ‘나는 들키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을 듯싶다. 그래도 일단 들킨 사람 입장에서, 더구나 공인인 경우에는 사과할 수밖에 없는 게 여자문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최 의원 사건이 일어나자 급히 고개 숙여 사과한 것도, 사태를 조기 수습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여자문제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최근 필리핀 아무개 선교사가 저지른 성폭행 사건의 경우, 본인이 사실을 시인하고 참회의 뜻을 밝힌 것 외에는 파송교단이나 교회 등 관련 단체 대표의 책임 있는 사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파송교단 총회장이라도 나서서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사건에 대해 도의적인 사과는 물론 사태를 확대시키지 않기 위해 최소한 피해자에 대한 사과 및 수습하는 노력이 의당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여자문제에 이어 교회 돈을 횡령해 결국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그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의 세를 과시하는 ‘서기총’이라는 연합단체를 조직하고, 나아가 국제적인 감리교 축제인 세계감리교대회를 유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 목사의 모습은 과거 MBC가 자신을 비판하는 보도를 하자 교인들을 동원해 MBC 사옥 앞에서 시위를 하는 수준에서 더 이상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초지일관 ‘맞불작전’ 혹은 ‘배수의 진’을 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대법원이 그의 횡령혐의에 대해 유죄를 판결한 지금, 그가 예전의 전략을 지속할지는 의문이다. 또 오는 5월 7일 주일예배 때 교인들에게 과연 뭐라고 설교할지 자못 궁금하다. 한편 대법원은 교회의 적법한 절차 및 교인들의 동의를 거쳐 교회 돈을 사용하였다는 김 목사의 일관된 주장에 대해 “교인들의 동의는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 김 목사의 유일한 보호막을 무력화시켜버렸다. 대법원은 김 목사가 △개인비리를 다룬 방송을 반박하는 각종 신문 광고비 및 소송 변호사 수임료 △불륜관계 무마와 형사사건 합의금 등에 교회 돈을 사용하기 위해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교인들에게 설명하였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감리교회를 이끄는 김홍도 목사가 세속법정에서 제대로 된 변명조차 못한 채 여지없이 두들겨 맞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하였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런데 김 목사가 이런 상황으로 몰리게 된 원인은 바로 오래전 여자문제가 핵심이다. 그는 이 문제가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가고 자신의 최측근조차 등을 돌리면서 그에게 갖은 압력을 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나를 믿어 달라’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만약 사건 발생 초기 적절한 사과 등 정직하게 사태를 해결하려 했다면 MBC나 기타 언론에 이 문제가 보도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신문광고를 내거나 변호사를 고용하는 쓸데없는 일을 벌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현재의 상황은 자업자득인 셈이다. 스스로 자신의 몸에 옥쇄를 채운 꼴이므로 스스로 그 결박을 풀어야 할 것이다. 교인들 앞에서 ‘나는 결백하다’ ‘세상 법정은 사탄이다’ 등의 당당함이나 울음으로 선처를 호소하기보다, 금란교회의 건강한 발전과 한국교회 전체의 명예를 위해서 스스로 물러서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태도일 것으로 보인다. ⓒ 데일리서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