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의 경우   [뉴스분석] 신문들은 왜 이명박 시장의 '공짜 테니스'를 주목하지 않는 걸까      민임동기 기자 gom@mediatoday.co.kr    간단히 말해 '죄질'이 나쁘다. 일부 조간들과 YTN 그리고 16일자 한겨레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서울 남산 실내 테니스장을 서울시장이라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접근을 제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테니스장은 서울시 소유로 한국체육진흥회가 위탁해 개인·단체들에게 빌려주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2003년 3월부터 2005년 12월 말까지 2년 10개월 정도, 51회에 걸쳐 테니스를 쳤다. 그것도 주말에 말이다. 서울시장이 서울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지는 못할망정 '특권적 혜택'을 누렸다. 문제가 심각하다. 차기 대권주자의 '특권적 혜택',  정당한가 문제가 또 있다. 테니스장 독점 이용료 정산 과정에서 이명박 시장이 2000만원에 이르는 이용료 가운데 600만원만 냈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YTN은 지난 15일 공개한 '남산 실내 테니스장 사용과 관련해 미납요금청구 공문'을 공개했는데, 이 공문은 한국체육진흥회가 대여 주체인 서울테니스연합회 쪽에 보낸 것이다. "(이명박) 시장님이 토요일과 일요일 언제라도 오셔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일반 회원의 사용을 전적으로 배제한 채 독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독점 사용 내용이 바로 이 공문에 적혀 있다. 일단 '혐의내용'은 여기까지 하고 서울시 쪽의 해명을 들어보자. "2005년 말 서울시테니스협회가 한국체육진흥회 사이에 요금 정산 문제가 발생해, 이 시장은 자신이 친 횟수를 계산해 600만원을 냈다. 서울시테니스협회 쪽도 테니스장을 주말에 시장이 독점적으로 사용해달라고 계약한 바 없어 계약서의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는 게 서울시 쪽의 해명이다. 16일자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이 시장의 해명이 좀 더 구체적이다. 지난해 말 테니스장과 테니스협회장 사이에 S씨 사이에 요금 미납 시비가 붙었고, 이 시장이 자신이 친 시간대 사용료가 지급되지 않은 것을 알고 시간당 4만원씩 150시간분 요금인 600만원을 냈다는 것이다. 조선은 "일부 언론보도에서 이 시장의 테니스장 사용료 2000만원이 대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2000만원은 테니스장을 사전 예약했던 테니스협회측이 테니스장을 운영하는 체육진흥회에 낸 돈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해찬 골프파문 때와는 전혀 다른 보도태도      정리하자. 일부 언론들이 제기한 의혹과 서울시 쪽의 반론을 모두 종합·고려해도 현재 서울시장이자 차기 유력한 대권 후보 중의 한 명인 이 시장의 '행태'는 적절하지 않다. '일반' 서울시민의 접근을 차단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일부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시장이 주말에 '독점적으로' 테니스를 쳤다? 그런 행태의 저번에 깔려 있는 의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고 바로 여기에 언론이 이 사건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일부 조간들을 제외하고 이 사건은 그다지 비중 있게 처리되지 않았다. 16일자만 하더라도 경향과 조선, 중앙, 한국, 한겨레 등이 사회면에서 보도를 했지만 비중과 뉘앙스 등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나머지 신문은 적어도 오늘자(16일)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해찬 골프파문 때 보여줬던 일부 조간들의 보도태도와 비교해봐도 문제가 있다. 골프는 아직 한국 사회에서 특권층이 '향유'하는 것이고 테니스는 대중적이기 때문에 골프와 테니스는 차원이 다르다는 반론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문제는 골프와 테니스를 쳤다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들의 '행태'에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는 '부적절한 시점에서 부적절한 사람들'과 골프를 쳤고 이것이 공직자로서 과연 적절한 처신이었는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의혹이 명확히 입증되진 않았지만 총리에서 낙마한 이유도 바로 이 부적절한 처신 때문이었다. 만약 정동영 의장과 강금실 전 정관의 '파문'의 주인공이라면 이 시장의 경우 일반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테니스장의 독점적 사용을 누렸다. 일부 언론은 이해찬 전 총리가 '대통령 골프'를 쳤다는 점에 빗대어 이를 '황제테니스'라 지칭하기도 했다. 이 시장의 해명을 전제로 하면 테니스장 이용요금 2000만원 가운데 600만원을 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믿어도 문제는 남는다. 상기하자. 이 전 총리는 40만원 내기골프로 낙마했다는 사실을. 게다가 이 시장은 '공짜 골프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주목하는 언론은 별로 없다. 좋다.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처신에 대한 생각 차이라고 양보를 하자. 하지만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이런 가정을 해본다. 만약 이번 파문의 주체가 유력한 대선 후보 주자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면 언론 보도가 어땠을까. 공직자 혹은 차기 대권주자로서 '그들의' 부적절한 처신을 강하게 성토하지 않았을까. 이명박 서울시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관심'을 내보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