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간부-평기자 사이 불신 벽 높았다"   중앙노조 공보위원장, 이임사에서 심경토로 눈길      안경숙 기자 ksan@mediatoday.co.kr    "첫 공보위원회와 편집위원회를 거치며 가장 절감한 부분은 간부들과 평기자간에 메울 수 없는 불신의 벽이었다. 특히 삼성 그룹이나 홍석현 전 대사와 관련된 보도에 대한 시각은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서 미리 서로를 믿지 않겠다는 선을 긋고 있는 듯 했다." 지난해 중앙일보 노조 16기 공정보도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온 김창우 기자(경제부)가 지난 6일 발행된 <중앙노보>에 이같은 이임사 글을 기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1년간 미국 연수를 마치고 지난해 7월 귀국했던 김 기자는 당시 공보위원장을 맡고 있던 기자가 'X파일' 수사 기사를 직접 써야 하는 법조 출입이라는 점 때문에 자사 보도를 비판하기 난감한 입장에 처하자 대신 공보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게 됐었다.   김 기자는 이임사에서 "X파일 문제가 중앙일보와 전혀 관계없이 진행됐다고 가정해" 본다면, "회사에서는 당연히 '독자의 알권리'를 내세워 관련 내용을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공보위는 '사생활을 침해당하지 않을 국민의 기본권과 도청이라는 국가 권력의 불법 행위'를 감안해 도청 내용을 실명으로 보도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로 반박하는 것이 자연스런 경과일 것이라고 믿"지만 "현실은 반대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자들은 '불법 행위와는 별도로 실체적 진실은 밝혀야 한다'는 압박을 늦추지 않았고 편집국 간부들은 '독수독과론'을 내세워 시종일관 테이프 내용 보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며 "(간부들은)'다른 언론에서 모두 보도해 실질적으로 관련자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없는 이상 중앙일보 독자들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라서야 되겠느냐'는 호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기자는 "누가 옳고 그르고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몇 차례나 똑같은 논리를 되풀이하며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도 답답했고, 아직은 젊고 미숙한 후배들보다는 선배들이 이같은 상황을 바꿔 나가는 데 더 힘써 주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공보위에 대해 단순히 보도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 뿐 아니라 논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편집위를 통해 의견을 밝히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작은 기쁨이었다"며 "새해에는 선후배 간의 벽을 허물고 더 활기찬 편집국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