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불임 시술 난자 중 ‘좋은 것’ 빼돌려 연구 미성숙 난자를 시험관 아기용으로...빗나간 욕심에 희생된 불임 부부들의 꿈 코리아포커스, 송옥진 기자 , 2006-02-09 오후 12:09:24     불임여성이 체외수정을 위해 제공한 난자중 성숙도 높은 것을 황우석교수 연구용으로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정작 불임시술은 성숙도 낮은 난자로 이뤄진 사실이 새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 황우석 교수팀에 미즈메디병원과 DNA 뱅크를 통해 ‘보상공여’로 난자를 제공한 이들의 평균 연령이 24.4세에 불과했다. 특히 초산도 경험하지 않은 미혼여성들에게서 난자를 매매했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드러나 윤리적인 측면에서 큰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런 사실은 <코리아포커스>가 8일 단독입수한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불임시술을 위해 제공된 난자 중 성숙도가 좋은 등급의 난자 63%가 연구용으로 지급되었다는 내용의 문건. ⓒ 자료/코리아포커스   난자 성숙도 좋은 난자의 63%가 연구용으로..불임시술 환자들 반발 파장일듯 보건복지부가 지난 2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제출한 황우석 교수 연구의 난자수급과정 등 조사 중간결과 보고서에서 한 배아생성보조연구원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은 미성숙 난자를 성숙시키는 기술이 부족하므로 성숙도가 좋은 난자를 연구팀에 우선 배분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H산부인과 의원의 K부원장으로부터 난자 개수와 등급을 고려해 반으로 나누되, 성숙도가 좋은 난자를 연구팀에 우선 배분할 것으로 지시받았다” 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불임치료시술을 받은 환자로부터 추출한 난자중 성숙도가 낮은 난자를 인공수정 등 불임치료에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윤리적인 논란과 함께 피해환자들로부터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성숙도가 좋은 등급의 난자를 인공수정 대신 연구용으로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불임치료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병원측에 사전 동의를 해줬다고 보기 어려워 파장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조사단도 실제 환자에게 시술용과 연구용 난자 분배 기준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여자에 대한 면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단은 동의를 받지않은 체외수정시술환자의 난자 연구용 제공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병원의 시술관련자들이 부인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중간조사결과 전체 채취난자의 48%가 황 교수 연구팀에 제공됐으나 난자의 성숙도가 좋은 등급의 난자중 절반을 훨씬 넘는 63%가 연구용으로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5건중 3건은 성숙도가 좋은 등급의 난자 모두가 황교수 연구팀으로 제공됐으며, 6건은 성숙도가 좋은 난자 중 시술용 보다 연구용으로 제공된 개수가 2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난자 보상공여자의 평균 연령은 24.4세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DNA 뱅크를 통해 미즈메디병원에서 난자를 채취·제공한 보상공여자의 평균 연령은 24.4세에 불과해 제공자의 불임 등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발적 공여자’로 분류된 소아당뇨를 앓고 있는 자녀를 위해 난자를 기증한 순수기증자, 체외수정을 위해 채취한 난자를 기증한 시술공여자 등의 평균연령은 32.6세였다. 보상공여자와 자발적 공여자의 이 같은 나이 차이는 ‘실비보상’이 아닌 ‘난자매매’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보상을 받고 난자를 공여한 여성들은 미혼에 초산도 경험하지 않은 여성들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의 초혼 연령 27.5세, 첫 출산연령이 28.9세로 보상공여자들의 나이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한 위원은 “이른바 ‘싱싱한 난자’를 얻기 위해 어린 사람 위주로 매매했을 정황증거인 셈”이라며 “보건복지부가 난자공여자들에 대한 추가조사를 통해 확실한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DNA 뱅크와 미즈메디병원을 거쳐 이른바 ‘실비’를 받고 난자를 제공한 여성에게서 1회 시술로 최고 44개의 난자를 뽑아냈고 또다른 여성에게는 최고 4회까지 시술했다. 심지어 1차 채취 후유증으로 입원한 여성에게서 2차 채취를 하기도 했다. 이들의 시술비는 황교수가 지급했다. 노성일 이사장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황교수가 처음에 5~10명분의 돈 1천만원 가량을 주었고 이 돈이 소진된 후 약값과 보상금을 자신이 지급했다고 진술했다.   보상을 받고 난자를 제공한 여성의 평균 연령은 24.4세. 표를 보면 보상을 받고 난자를 제공한 여성의 나이가 현저히 적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싱싱한 난자’를 위해 의도적으로 어린 여성들에게 난자를 매매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 자료/코리아포커스   여성 1인에서 채취난자도 14개로 불임시술 시술보다 많아 여성 1인에게서 채취한 난자의 개수도 불임시술을 한 경우보다 많은 사실도 이번에 새로 드러났다. 불임시술을 위해 채취한 경우 평균 10개의 난자를 추출했지만, 황교수의 연구를 위해 보상공여 한 경우나 순수기증한 여성에게서는 이보다 많은 평균 14개 정도의 난자를 추출했다. 이는 여성의 건강 상태에 따라 과배란 자극제로 얻을 수 있는 난자의 개수가 다르다 해도 연구용으로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의 몸이 더 심한 자극을 받았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미즈메디병원이 난자 공여자에게 사용한 ‘난자 공여 시술 설명서’에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불충분했다. 동의서 역시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계획서에 첨부된 동의서가 아닌, 노이사장의 자필로 연구용 기증을 명시했을 뿐이다. 노성일 이사장 자필 네줄 동의서 받고 시술 7일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이 주최한 ‘여성의 시각으로 본 생명윤리법 개정’ 토론회에 참석한 이인영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한림대 법학과 교수)은 “미즈메디병원에서 사용한 동의서는 노성일 이사장이 난자를 연구용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을 자필로 네줄 쓰고 그 아래 난자 공여 여성이 사인한 수준으로 부작용이나 예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의들은 기증을 위한 난자 채취를 위해서는 최소 1회 이상 출산을 경험한 기혼여성으로 한정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난자 채취시 질식초음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처녀성의 파괴가 불가피하고 추후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현민 포천 중문의대 교수는 7일 같은 토론회에서 “이 기술은 고통을 수반하는 기술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시험관 아기를 가진 사람만이 알 것”이라며 “통상 10~15%의 여성이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불임임을 감안할 때 출산경험이 없는 기혼여성일 경우 본인의 임신 실패시 원인을 난자 기증으로 생각할 수 있어 또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시험관 아기가 탄생한지 약 20년에 불과 한 세대가 지나기 전까지는 난자채취시 사용한 과배란 자극제의 후유증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기 피임약에 포함된 환경호르몬의 영향도 약을 복용한 세대의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불임, 성기이상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그 위험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황우석 교수가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20층에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수의대 연구원 제자들과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2006.1.12 ⓒ 허태주/코리아포커스   황우석 교수는 지난 1월12일 기자회견 당시 미성숙한 난자가 많아 실제 연구에 사용된 난자가 적어 논문에 사용된 난자 개수는 185개가 맞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가생명윤리위원회는 추후 조사에서 시술후 난자를 공여한 이들이 이러한 정황을 알았는지, 동의를 받았는지 환자를 만나 직접 확인할 방침이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지난 2일 황 교수팀에게 전달된 난자가 총 138건 2221개이고 난자 공여자 119명 가운데 절반 가량인 66명에게 금전이 지급된 것으로 추정했다. 2006-02-09 오후 12:09:24   © CoreaFocus.com 송옥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