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공대위' 불법도청규명법 제출   불법도청내용공개위 심의 후 특검 수사토록 …사생활·국가안보 공개는 제외      김성완 기자 sabi@mediatoday.co.kr 시민사회단체가 불법도청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별도의 입법안을 내놨다.   'X파일 공대위'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도청내용공개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설치해 불법도청녹음테이프를 직접 심의, 의결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X파일 공대위'는 '삼성 불법뇌물 공여사건 등 정·경·검·언 유학의혹 및 불법도청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을 말한다. X파일 공대위는 이날 "여야 간 이견으로 인해 법안심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고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기 위해 특별법, 특검법안을 묶어 단일법안을 청원하게 됐다"고 제안 취지를 밝혔다. 이날 제출된 '국가안전기획부와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테이프 등의 공개 및 불법도청과 불법정치자금 제공 등의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등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법률안)'은 국회, 대통령,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하는 총 9인의 위원회를 구성해 불법도청테이프 내용을 심의하도록 했다. 또 비록 공소시효가 지난 사실이라 할지라도 범죄혐의에 대한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될 경우, 위원회로 하여금 특별검사를 통해 수사하도록 조처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포함하고 있다. 단, 도청녹음테이프 등의 내용 중 △사생활에 관한 사항 △외교상 비밀이나 국가안보에 관한 사항 △조사결과 명백하게 사실과 다르거나 공공의 이익과 관련 없는 사항 등은 공개하지 못하도록 해 불필요한 논란을 피했다.   특별검사는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대표간 협의를 통해 추천한 1인과 대법원장이 추천한 2인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특검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직무를 수행하도록 명시했다. 특검은 위원회의 수사요청 다음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이 기간 동안 수사를 완료하지 못했을 경우 수사기간을 1차 90일, 2차 60일 연장할 수 있다. X파일공대위가 정치권과 별도로 입법 청원을 낸 것은 불법도청 사건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조사결과 김대중 정부 시절 불법도청이 이뤄져왔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후, 민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마저 진상조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등 여야는 도청테이프 내용수사에 대해 부정적이다. '판도라의 상자'를 잘 못 열었을 경우,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X파일공대위는 제3의 민간기구인 '진실위원회'를 설치해  도청테이프 내용 공개여부 등을 결정하자는 우리당의 방안에 대해선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우리당이 실제로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는 의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제안하고 있는 특검법에 대해서는 "내용 수사의지가 없는 정치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X파일공대위는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도청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하기 어려운 범죄행위"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 뒤 "불법도청 책임자에 대해 사법적 및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불법도청을 통해 세상에 폭로된 권력형 비리 등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도 국민 앞에 공개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져 이 땅에 다시는 정·경·검·언이라는 과거의 불법적 행위가 재연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