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국회 로비 문건 확인…“금융산업법을 막아라”총력전 [쿠키뉴스 2005-11-23 18:35]   [쿠키 정치]○…열린우리당의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삼성그룹의 국회 내 ‘친 삼성’ 기류 만들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간 불법로비 구설수를 피하기 위해 숨죽여온 삼성이 최근 금산법과 관련한 일대일 물밑 접촉대상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이 지난주 우리당 일부 의원실로 금산법과 관련해 ‘협조’를 당부하는 문건을 보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쿠키뉴스가 입수한 문건은 금산법 개정안에 대한 여당내 의견 조율을 언급하며 “진지하게 검토하여 결론을 내리기 위해 다음회기에서 처리토록 함이 원만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주셨으면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음회기’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으며,문건 말미에는 “즉,시간을 갖고 진지한 논의를 거쳐 시행착오를 예방하자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부언 설명까지 돼있다.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공식적으로 보낸 것이 아니라 지인끼리 평소 친분을 활용,순수하게 ‘좀 도와달라’는 취지로 보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위 임원이 국회의원과의 오랜 인맥을 활용한다면 삼성의 말단 직원들은 의원 보좌진을 200% 활용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사들은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실을 담당하는 이른바 ‘연락관’을 두고 있으며,삼성 직원들로 구성된 이들이 각 의원실을 출입하며 국회에서 친분관계를 쌓아왔다고 한다. A 의원실 관계자는 “금산법이 논란이 된 뒤 삼성 ‘친구들’이 국회 의원회관 내 ‘친 삼성’ 분위기를 더 공고히 다지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전했다. 한편,우리당은 삼성카드·생명의 초과지분은 예외없이 모두 해소하는 기존 원칙론 입장에서 후퇴,삼성생명의 초과지분만 의결권을 제한하고 삼성카드의 초과지분은 처분하는 청와대의 분리대응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괄해소 방안이 타당하다”는 원칙론과 “분리대응이 현실적”이라는 절충론 중 기업이 처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친 기업’ 입장으로 급선회한 셈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삼성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정치인이 어디 있겠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리당 재경위의 관계자는 “원칙론의 경우 위헌논란까지 있어 논의 막바지에 이를수록 현실론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당은 24일 정책의총에서 당론을 결정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지현 기자 san@kmib.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