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정 보다 X파일 진상규명이 우선"   [인터뷰]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정치권에 특별법·특검법 촉구      류정민 기자 dongack@mediatoday.co.kr    "정치권 내부에서 안기부 X파일 사건을 덮으려는 생각 때문에 (X파일 사건이) 여론의 관심 밖으로 밀리고 있다. X파일 사건을 덮고 넘어간다면 사회개혁을 위한 깨끗한 정치를 기약하거나 부패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 가톨릭대 안병욱 교수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1인시위’를 통해 안기부 X파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특검법 마련을 촉구했다. ⓒ류정민 기자 가톨릭대 안병욱 교수는 5일 오전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던 도중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안 교수가 1인시위에 나서게 된 것은 '안기부 X파일 공동대책위원회'가 이날부터 특별법 제정과 특검법 도입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안 교수가 첫 번째 1인 시위자로 나섰고 6일에는 전국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이 나설 예정이다.   안병욱 "X파일 여론 무관심, 원인은 정치" 안 교수는 안기부 X파일 문제가 여론의 관심 밖으로 밀리고 있는 부분을 우려했다. 안기부 X파일 내용 공개에 대해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여론이 외면할 경우 사건의 본질이 감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여론 무관심의 중요한 원인 제공자로 정치권을 들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으로 촉발된 '대연정' 논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의 취지로 내세운 것은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지역할거 분할의 정치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며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으려면 97년 대선에서의 비리 권력 구조를 바로잡는 것 이상의 방법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안 교수는 "90년대 한국정치의 잘못된 부분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자료(X파일)를 팽개치고 지역구도를 바로잡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지역구도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X파일 내용을 공개해서 (정치권이) 반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연정보다 X파일 진상규명이 우선" 안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안기부 X파일 문제를 잠재우기 위해 '대연정' 문제를 부각시켰다는 일부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그는 "노 대통령이 그런 의도로 한 것 같지는 않다"며 "그러나 안기부 X파일 내용공개를 외면하고 대연정을 강조한다면 본래의 의도가 정치문화를 바로잡으려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안기부 X파일 사건의 진상규명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정치권도 문제지만 언론의 책임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언론도 (이번 사건에) 상당히 관련돼 있을 것 같다. (안기부에서) 제일 큰 동향 파악을 한 곳 중 하나가 언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언론사주 비도덕적 행위 감싸는 언론" 안 교수는 "언론은 사주나 언론계의 핵심을 이루는 사람이 행한 떳떳지 못한 비도덕적 태도를 감싸왔다"며 "정상적인 언론의 활동을 위해서라도 안기부 X파일 내용이 적나라하게 공표되고 국민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기부 X파일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부분은 특별법과 특검법 제정이라는 것이 안 교수의 주장이다. 이러한 법 제정을 위해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안기부 X파일은 정치 경제 재벌이 유착돼 있는 지난 역사의 부패 구조를 밝힐 수 있는 내용"이라며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밝혀야 하는데 (자신들의) 뒤가 구린 부분이 드러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안기부 X파일 내용공개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할 특별검사제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안기부 X파일의 진상규명을 못할 경우) 한국 정치문화의 후진적이고 부패한 비리구조도 청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