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동아, X파일 보도 행태는 범죄행위 수준”   양문석 박사 주장 “언론 개혁 불씨 다시 지피는 불쏘시개 노릇”   최한성 (marunnamu01@dailyseop.com)기자 안기부 X파일에 대한 보수신문들의 보도가 그 내용보다는 불법도청에 심각하게 치우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문석 EBS 정책위원은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이 주최한 ‘X파일 이건희게이트 진실규명과 공정보도’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 “이른바 보수신문들은 불법도청에 관한 내용을 기사화 하는데 적극적이었다”며 자신이 실시한 언론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했다. 양 위원은 조선·중앙·한겨레·경향 등 4개 신문사를 분석대상으로 삼아,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10일까지 지면에 실린 X파일 관련 기사를 분석했다. 그는 먼저 X파일과 관련된 스트레이트성 기사의 총량을 파악하고, 각 언론사의 보도를 4가지 주요 내용(불법관련, 도청관련, 혼합형, 기타)으로 범주화 하는 방식을 사용해 모니터링을 전개했다. 그 결과, 한겨레가 X파일 관련 보도량에선 총 169건으로 가장 앞서 있었고, 중앙(167건)과 조선(148건) 그리고 경향(131건)순으로 그 뒤를 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일별로 나눠보면 신문사별로 적게는 7.3건, 많게는 9.4건의 관련 기사를 하루에 생산해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를 4가지 유목으로 나눠보면, 분석대상 신문사들의 기사가 불법도청에 얼마나 치우쳐 있는지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안기부 X파일 정국에서 가장 문제 있는 보도태도를 보였던 중앙일보의 경우, 전체 167건의 관련 보도 중 불법도청에 관한 내용이 119건(71.3%) 차지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조선일보 역시 다소 격차는 있었지만 불법도청(82건, 55.4%)에 관한 보도가 과반수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진보매체라고 평가받고 있는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과반수를 밑도는 총 75(44.4%)건과 61건(46.6%)의 보도만을 불법도청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경향은 의견기사를 분석한 결과와도 그대로 일치했다. 양문석 위원은 각 신문사의 의견기사를 △내용이 본질이라는 입장, △사건의 핵심이 도청이라는 입장, △내용과 본질이 동일한 비율로 결합된 경우, △기타 등으로 분류해 조사를 진행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불법도청에 대한 문제를 본질로 생각하거나 우선시하는 논조를 보였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도청내용의 공개나 내용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등 도청내용에 대한 문제를 본질로 파악하거나 우선시하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조선일보의 경우, 내용공개 및 내용진상규명을 외치다가 갑자기 내용공개 반대를 외치는 등 이번 사건에서 전형적인 기회주의 속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중앙일보의 경우엔, 도청내용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거나 진상규명을 단독으로 촉구하는 기사는 전혀 없는 반면, 불법도청이 도청내용에 대한 문제보다 심각하다는 내용의 기사는 거의 매일 한두 꼭지씩 빠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양 위원은 “결과적으로 모든 신문이 불법도청에 대한 내용을 기사에서 많이 다루었다”며 “고위층의 부정부패에 물타기를 하고 있는 정부와 검찰 등과 함께 언론 역시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른바 보수신문들은 불법도청에 관한 내용을 기사화 하는데 적극적이었다”고 언급한 후, “보수신문들은 불법도청이 본질임을 주장하고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우선시하는 논조를 보였다”며 이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안기부 X파일 관련) 조선·중앙·동아일보의 보도행태는 거의 범죄행각 수준”이라고 주장하며 “현재와 같은 보도행각을 계속해서 드러낸다면, 지난해 말로 그 열기가 반감되어 있는 ‘언론개혁의 불씨’를 다시 한 번 지펴 올리는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양문석 위원은 이날 발제에서 안기부 X파일을 둘러싸고 벌이고 있는 검찰과 정부, 정치권, 언론, 삼성, 시민단체 등의 행태를 두루 비판했다. 그는 무엇보다 “왜 우리가 방송통신의 융합 과정에서 지상파 방송의 가치를 지키려고 했는지 근본적인 회의가 들었다”는 말로 KBS·MBC·SBS 등 방송3사를 겨냥한 뒤, “이제 무엇이 진리이고 허위인지 방송이 말해달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