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언론탄압? 세금포탈!! [분석] 동아일보 사주 등 세금포탈 대법원 형확정 의미 대법원 3부(주심 이규홍 대법관)는 지난 10일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 조세포탈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김 전 명예회장의 동생인 김병건 전 부사장에 대해선 원심대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60시간과 벌금 50억원을, 동아일보사에도 벌금 5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은 언론사 사주로서 김 전 명예회장 등이 보여준 부도덕성과 파렴치함을 법원이 적극적으로 인정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이 같은 재판부의 입장은 이날 공개된 판결문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업무상 보관하던 동아일보사의 자금을 마치 개인 돈인 것처럼 사용한 이상 횡령죄가 인정된다”고 밝혔으며, ‘법인세 포탈’ 혐의에 대해선 “조세의 부과 및 징수를 곤란하게 한 적극적인 부정행위”라며 조세범처벌법 적용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동아닷컴의 주식대금 15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포탈한 부분과 관련해선 “차명계좌를 이용한 복잡한 입출금, 수표의 현금 입금처리, 주체를 숨긴 가수금 회계처리 등의 방법으로 자금의 출처를 은닉해 김재열씨에 대한 증여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적시했다. 김병관 전 명예회장의 비위사실은 지난 2001년 언론사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실시되면서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국세청과 검찰 조사에 따라, 증여세와 법인세 42억여원을 포탈하고 회사돈 18억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동아일보 최고지도층이 세무조사에 연루돼 국민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인륜과 국민정서로 볼 때 구속은 원칙에 맞지 않으며, 구속영장 청구는 부당한 언론탄압”이라고 맞섰다. 특히 “영장에 횡령혐의로 기재된 돈은 회사를 위해서 사용하려고 한 것”이라는 입장을 변호사를 통해 밝히면서 “절차를 무시한 것일뿐 사리사욕을 위해 쓴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 자신의 범법 행위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 같은 김 전 명예회장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그는 같은 해 8월17일 함께 세무조사를 받았던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과 함께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다. 한 해 뒤인 2002년에 열린 1심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은 자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언론탄압이라고 거듭 주장한다. 그는 “세무조사를 받던 지난해 7월 한밤 중에 ‘빌지 않으면 동아일보도, 회장도 다 죽는다’는 협박전화를 받는 등 심리적 불안을 겪었다”면서, 국세청에 의한 언론사 세무조사가 끝난 뒤 자살한 부인 안경희씨를 떠올리며 “회사와 남편을 대신해 스스로 유명을 달리한 부인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지법은 그해 2월 8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기업의 대주주로서 각 분야에 크나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피고인들이… 거액의 조세를 포탈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김 전 명예회장에게 징역 3년6월, 벌금 45억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는 이 때 형 확정에 따른 충격 때문인지 “박권상 사장에게 전할 말이 있다”며 “이번 판결로 동아일보는 DJ신문이 아니라는 것이 결론났다”고 말해 취재기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지난 2003년 8월 29일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0억원으로 김 명예회장에 대한 형량이 다소 낮아진다. 재판부는 김병건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60시간, 벌금 50억원을, 동아일보사에는 벌금 5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법인세 포탈과 횡령 혐의는 원심대로 모두 유죄가 인정되지만, 증여세를 포탈했다는 부분과 관련해선 “증여에 필요한 문화관광부의 허가를 받지 않아 증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까닭이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인해 김병관 전 명예회장과, 그가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동아일보사는 도덕성에 대한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사회적 공기인 언론사를 운영하는 사주로서 김 명예회장이 자신의 비위행위에 대해 보여온 그간의 자세는 두고두고 비판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론계 일각에선 한국 언론계의 비극성을 상징하는 이번 판결에 대해 “단순히 언론사 사주 한 사람이 사법처리 됐다는데 의미를 둬서는 안 된다”며 “이번 일을 한국 언론이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