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김 모씨 "나는 DJ의 딸" 주장 세계일보 2005-04-20 01:06   김대중 전 대통령(81)에게 ‘숨겨진 딸’이 있으며, 국가기관인 국가정보원 고위인사가 기업인에게서 거액을 받아 이 딸에게 생활비를 대주는 등 은밀한 관리를 했다고 SBS TV가 19일 보도, 파문이 일고 있다. SBS TV ‘뉴스추적’은 이날 밤 방송에서 2000∼01년 정국을 뒤흔든 ‘진승현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을 보도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딸임을 주장하는 김모씨(35)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방송은 김씨가 김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났으며 김씨 어머니 김선애씨(가명)는 유명한 요정의 종업원이었다고 보도했다. 김 전 대통령 측과 아들 김홍일 의원은 답변을 피했으나 복수의 소식통은 딸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았다. 방송에서 김모씨는 “어머니는 내가 아버지(DJ)를 만나야 되고 호적에 올려야 된다고 말했다”며 “여섯 살 때부터 엄마가 버스에 태워 동교동에 가 생활비를 받아오게 했다”고 공개했다. 김씨는 “(동교동에서) 10만원짜리 수표 한 장씩을 건네주며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는데도 악착같이 보낸 어머니가 원망스럽다. 어려서부터 거지노릇 하며 야단맞고 떳떳하지 못하게 살다보니 지금 이렇게 자폐증에 걸려 집 안에 갇혀 산다”고 밝혔다. 그는 “고 3때인 서교동 성당에서 바로 DJ 옆자리에 앉아 어머니가 준 쪽지를 전해주면서 처음 만났다. 지금까지 (DJ를) 세 번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홍일 의원한테도 서너 달에 한 번씩 생활비를 받았으며 김 의원은 소문이 나면 안 된다며 (무기중개상) 조풍언씨에게 도움을 받으라고 소개해줬다”면서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1999년 조풍언씨가 “‘어차피 너를 (김 전 대통령) 호적에는 못 올려준다’며 그 대가로 사준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어머니가 67∼68년 ‘대하’라는 한정식집에서 일할 때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은 김씨가 “DJ의 친딸임을 밝히기 위해 유전자 감식에 응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숨겨진 여인은 (2000년) 자살했으며 사고당시 윗선에서 조용히 처리했다”고 말해 사망경위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방송에서 김씨 모녀 존재 사실을 제보한 것으로 전해진 한 성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놓은 여자가 DJ가 대통령이 된 후 돈을 요구했고, DJ가 노벨상을 타게 하기 위해 국정원이 특수사업비를 줘서 정리했다”면서 “자금 마련을 위해 김은성 국정원 2차장과 정성홍 경제과장이 진승현씨 돈을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날 ‘뉴스추적’은 조씨의 부인 이름으로 400만원이 입금된 김씨의 통장복사본도 공개했다. ‘뉴스추적’과의 인터뷰에 응한 국정원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정일형씨와 정대철 전 의원, 조풍언씨가 차례로 김씨 모녀를 맡아 관리해왔다. 그런데 조풍언씨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모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끊기자 김선애씨가 딸 이야기를 발설하고 다니는 바람에 이후 진승현씨로부터 끌어들인 특수사업비 3억5000만원이 모녀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진승현씨 측근 또한 “수감 중인 정성홍 국정원 전 경제과장으로부터 특수사업비가 대통령 딸 문제와 관련해서 쓰였다고 들었다”면서 “김선애씨가 자살해서 시끄러워지지 않도록 정성홍씨가 돈을 직접 DJ의 딸에게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방송은 김씨 재산이 아파트 두 채 등 모두 15억여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은 개입사실을 부인했으며 김홍일 의원과 조풍언씨는 ‘뉴스추적’ 제작진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