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ㅅ중 내부고발 교사 파면 논란... 학교 "언론제보 때문만은 아니다" 오마이뉴스, 김덕련(pedagogy) 기자      서울 은평구 소재의 한 기독교재단 소속 중학교 교사가 학교 내부비리를 언론에 제보했다는 이유로 파면됐다며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측으로부터 개인사찰을 당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2001년부터 이 학교에 근무했던 이중민(37) 교사는 지난 3일 ㅅ학원 징계위원회로부터 학원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파면'한다는 결정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이 교사는 파면이 부당하다며 이튿날부터 학교 정문에서 매일 두 차례(오전 8시~8시 40분, 오후 4시~4시 30분)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교사가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자신이 파면된 이유가 학원 비리를 언론에 제보한 일 때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지난 2002년 5월 해외 유학하는 교사들의 불법급여 수령에 관한 학교 비리를 부패방지위원회에 진정한 바 있다. 현행법상 해외 유학을 떠나는 교사들은 교육 당국에 신고를 하고 휴직처리를 한 뒤 봉급을 50%만 받아야 하는데 ㅅ학원에서는 휴직 처리를 하지 않고 학교에서 그대로 근무하는 것처럼 처리해 봉급을 전액 받게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이 교사는 9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재정결함지원금이라는 항목으로 사립학교 교원들의 봉급을 지급하는 상황에 비춰볼 때 세금이 낭비되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이 교사의 진정을 이첩받은 서울시 교육청이 ㅅ학원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그 내용은 사실로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은 같은 해 9월 관련자들을 징계하고 유학 기간 중 받은 봉급의 50%를 환수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교육청 감사로 확인된 비리를 제보해도 명예훼손? 그러나 이 교사는 서울시 교육청 조처가 미온적이라고 판단, 여러번 교육청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듬해인 2003년 2월 한 교육관련 신문사에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이 교사는 "관련자에 대한 징계도 '경고'에 그치는 등 수위가 낮았을 뿐 아니라 50%만 환수한다는 조치도 적법하지 않다"며 "휴직 처리도 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교육 당국에 허위보고한 상태로 떠난 유학이었으므로 적법 절차를 밟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봉급의 50%를 지급해서는 안 되며 전액 환수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점을 여러 차례 교육청에 제기했지만 수용되지 않아 공익적 목적으로 언론에 제보했다"고 설명한 뒤 "그런데 제보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뒤 ㅅ학원은 제보자를 색출하는데 주력하더니 결국 나를 파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 교사는 교육청 감사에서도 사실로 드러난 내부비리를 언론에 알렸다는 게 자신이 해고된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보고 있다. 학원 쪽도 명예훼손 문제가 이 교사 파면에서 중요한 사유임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학원 쪽은 이 교사의 명예훼손 혐의가 그밖에도 더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청 감사에서 잘못을 지적받은 사실이 보도(보도 1)됐다고 해서 이 교사를 파면한 것은 아니다. 이 교사는 2003년 3월에도 같은 학원 소속 고등학교 교사와 함께 우리 학원에서 교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한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다. 그 때문에 잘못된 내용이 두 번이나 더 보도돼(보도 2, 보도 3) 학원의 명예가 심대하게 훼손됐다."(학교 관계자) 이에 대해 이 교사는 '보도 2'와 '보도 3'은 자신이 제보한 내용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물증이 부족한 상태인데도 적극적으로 제보하려는 동료 교사를 말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양쪽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편 학원 쪽에서 통보한 징계의결서에는 일련의 보도가 ㅅ학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명시돼 있어 '보도 1'이 이 교사 파면과 관계없다는 해명이 석연치 않다. '개인별' 누가 기록부 대상은 한 사람? 이 교사는 학원 쪽에서 교사를 상대로 개인사찰까지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그 근거로는 '징계의결서'에 등장하는 '개인별 누가 기록부'를 제시했다. 이 교사는 "징계의결서에는 '이중민에 대한 개인별 누가 기록부를 보면 2003. 6. 27 월말 직원회에서 사적인 일로 고성과 삿대질을 하면서 교장에 대어듬'으로 기재돼 있다"며 "양쪽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사실 관계를 확정하는 주요 증거로 '개인별 누가 기록부'가 여러차례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별'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누가 기록부'는 나뿐 아니라 학교에 비판적인 여러 교사를 감시하는 사찰 문서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인별 누가 기록부'를 작성한 ㅅ중학교 교장은 9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교감일 때 돌출행동을 계속하던 이 교사에 대해서만 작성했을 뿐 다른 교사에 대한 기록부는 없다"며 "'개인별'이라는 표현은 별 의미 없이 붙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사를 징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한 게 아니며 기억력을 보완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메모한 것"이라며 '사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렇듯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이 교사는 교육부에 징계 재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며 파면취소 청구소송 등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ㅅ중학교의 부당징계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5/03/09 오후 7:11 ⓒ 2005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