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 입찰자에 안알려 파문 삼일회계 ‘동아건설 파산채권’ 매각자문 실사자료 “론스타에 비해 입찰가격 산정등 불리”불공정 시비 커져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이 채권은행단 간사로 있는 동아건설의 파산채권 매각 입찰에 참여해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론스타가 매각 자문회사의 실사결과마저 독점하는 상황이 벌어져 파문이 더 커지고 있다. 동아건설 파산채권 매각 자문회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외환은행에 실사결과를 보고했는데, 이 실사결과에는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공사 등과 관련한 미회수 채권과 우발채무 등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론스타는 적정한 입찰 가격을 산정하는 데서 다른 입찰 참여자들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5일 “지난 7월28일부터 1개월 동안 파산채권의 적정 가격 산정을 위해 동아건설에 대한 실사를 벌여, 그 결과를 외환은행에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른 채권은행들에도 거의 동일한 내용을 알려줬지만, 입찰 참여자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와는 달리 동아건설 파산채권의 적정 가격에 관한 실사결과를 알지 못하는 다른 입찰 참여자들은 입찰에서 론스타에 비해 불리해지게 됐다. 또 이는 론스타의 입찰 참여를 둘러싸고 처음 불공정 시비가 제기됐을 때 외환은행과 삼일회계법인 쪽이 “외환은행은 입찰 가격 결정과 관련해 어떠한 추가 자료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해명했던 것과도 다른 것이다. 이에 대해 론스타와 외환은행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정종남 사무국장은 “이번 동아건설 파산채권 매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은 지금까지 은행 등 금융업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던 외국계 사모 투자펀드의 폐해가 다른 산업으로까지 확산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외환은행은 삼일회계법인한테 보고받은 실사결과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투기자본감시센터 법률 자문인 이대순 변호사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오는 9일로 예정돼 있는 입찰 최종 마감일을 연기하고, 재입찰 과정을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채권 매각 입찰의 경우는 일반적인 기업 인수·합병과 달리 입찰 참여자에게 실사결과를 상세히 알리지 않은 사례가 많고, 실제로 론스타 쪽이 실사결과를 알아도 얻게 될 실익이 거의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효상 기자 hs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