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소녀 사살 장교 "세살짜리라도 쐈을 것"> [연합뉴스 2004.11.25 10:14:10] (서울=연합뉴스) 가자지구에서 열세살짜리 팔레스타인 소녀에게 총탄 10여발을쏴 `확인사살''한 혐의로 이례적으로 기소된 이스라엘군 장교는 군 당국의 설명과는다른 상황에서 냉혹하게 소녀를 사살했으며 그 직후 "세살짜리라도 쐈을 것"이라고말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의 가디언지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텔레비전은 이날 `R대위''로만 알려진 이 장교가 사건 당시 초소의 다른 편에 있던 군인들과 나눈 무선 통화 기록을 공개했는데 이 기록은 `R대위''가 비윤리적 행동을 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군 당국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군당국은 이만 알-함스라는 이름의 이 소녀가 학교 가방을 메고 군 초소 쪽으로걸어와 군인들이 이를 폭탄으로 의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감시탑과 초소 상황실, 중대장인 `R대위'' 등 3자 간에 오간 통화 테이프에 따르면 이 소녀는 처음 목격될 때부터 `10살도 안 된 겁에 질린 어린이''로 인식됐고 폭탄은 거론되지도 않았으며 병사 중 누구와도 최소한 90m는 떨어져 있었다. 더구나 당시 초병들은 이 소녀가 초소에서 떠나 라파 난민촌이 있는 동쪽으로걸어가고 있다고 말했으나 `R대위''가 이 소녀의 뒤를 쫓아가 머리에 두발의 총알을쏘고 나서 초소로 돌아오다가 뒤돌아서 탄창이 빌 때까지 10여발을 쏜 뒤 "내가 확인사살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녹음 테이프에 따르면 당시 감시탑에 있던 한 사병이 이만을 발견하고 "조그만여자애다. 동쪽으로 필사적으로 달아나고 있다"고 말했으며 상황실에서 "열살도 안되는 여자 아이 말이냐"고 묻자 "열살쯤 되는 여자애다. 둑 뒤에서 겁에 잔뜩 질려있다"고 대답했다. 이로부터 몇 분 후 이만은 어디선지 날아온 총탄에 다리를 맞았고 감시탑에서는"어느 초병이 아이를 쐈다"는 말이 들렸으며 이때 `R대위''가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소녀에게 다가갔다. `R대위''는 "나와 사병 한 명이 좀 더 가까이 접근중이다, 확인 사살하러..상황보고를 접수하라. 우리가 총을 쏴 여자애를 죽였다...내가 확인 사살까지 했다.오버" 라고 말하고 이어 "나는 중대장이다. 이 구역에서 움직이는 건 모두, 세살짜리라도 죽여야 한다. 오버"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당시 `R대위''의 지휘를 받던 병사들이 이스라엘 신문에 군이 사건을은폐하려 한다고 제보함으로써 알려졌다. 가자지구의 군 수사 책임자 단 하렐 중장은 사건을 조사한 뒤 `R대위''가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헌병대가 다시 수사에 착수해 군사법원에 기소했다. 이만의 부모들은 이스라엘군이 R대위에게 가벼운 죄목을 적용해 사건을 희석시키려 하고 있다며 그를 살인혐의로 기소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