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헬기로 친구들에 ‘독도유람’      [한겨레] 경북청장 순시때 대동 물의 김상봉 경북경찰청장이 출입기자들과 1박2일 동안 울릉도·독도 초도순시를 하면서 독도로 향하는 경찰 헬기에 친구 2명과 친구 부인 2명 등을 태우고 독도 관광을 시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해 6월 청와대 비서실 관계자 9명이 가족을 동반한 채 소방헬기를 이용해 새만금 현장을 둘러봤다는 이유로 사표를 낸 지 1년여 만에 비슷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해 고위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청장은 지난달 28일 순시차 1박2일 동안 경북 울릉군과 독도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중앙지 5명, 지방지 6명 등 출입기자단 11명과 수사과장·정보과장·생활안전과장·경비교통과장·공보관 등 경찰 참모진 및 직원 7명이 수행했다. 지방청장의 울릉도·독도 순시 때는 28인승 경찰 헬기를 이용하는 것이 관례지만 출입기자단 등 인원이 많아 포항∼울릉 간 쾌속여객선을 이용했으며, 수백만원에 달하는 기자단의 뱃삯과 호텔 숙박비, 식사비 등은 모두 김 청장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청장의 친구 2명과 친구 부인 2명은 울릉도 순시만 따라간 것이 아니라 경찰 헬기를 타고 오후 2시20분부터 3시40분까지 진행된 독도 순시까지 동행했다. 경찰 헬기는 경찰 업무 또는 응급환자 수송 등 공익 목적을 위해 사용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의 도움도 필요하고 해서 겸사겸사 함께 떠났다”며 “헬기 자리가 없었으면 울릉도에 남기려 했는데 마침 자리가 남아 함께 타고 갔다”고 해명했다. 이날 순시는 28일 오후 6시까지 독도 방문과 간략한 업무보고 등이 진행된 뒤 바로 폭탄주를 곁들인 만찬으로 이어졌으며, 다음날은 성인봉 등반, 해안일주, 독도 박물관 관람 등 관광성 일정으로 채워졌다. 김 청장과 핵심 간부들이 대거 순시를 떠나고 청문감사 담당관까지 휴가를 내는 바람에 이 기간에 경북경찰청 차장이 주재하는 참모회의에는 총경급으로는 경무과장 한 사람만 배석하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북경찰청장의 독도 순시에는 매년 관행적으로 몇몇 출입기자 등을 대동했으나 지난해에는 태풍 등으로 경찰 쪽만 다녀왔으며 올해 다시 시작됐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