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들 ''곱배기 이득'' [세계일보 2004-10-22 19:36]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재정 악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부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고액의 연봉에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이중수급권까지 얻고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박찬숙, 고경화 의원은 22일 상급기관인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하다 각각 공무원연금관리공단과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 자리를 옮긴 낙하산 고위인사들이 공무원 재직 때보다 훨씬 많은 연봉에 매달 200만∼300만원의 공무원 연금까지 수령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법에는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무한 뒤 퇴직하면 51세부터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이들은 공무원 퇴직 후 10년 이상 국민연금에 가입할 경우 60세부터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퇴직 시 이미 거액의 명예퇴직금과 퇴직수당까지 받은 상태여서 낙하산 인사로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박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행자부 차관보 출신의 정채융 이사장은 장관 연봉(8310만원)보다 많은 9687만원을 받으면서 매달 200만원이 넘는 공무원 연금까지 받고 있다. 역시 행자부 출신의 김호길 감사와 최석충 관리상임이사, 김태겸 연금상임이사도 8000만원에 달하는 연봉에 매달 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고 의원 자료)도 복지부 차관 출신의 장석준 이사장이 1억원이 넘는 연봉, 국장 출신의 전도석 기획상임이사는 6800만원의 연봉에 각각 매달 공무원연금을 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복지부에서 이직한 1∼3급 고위직원 10명은 900만∼6000만원의 퇴직수당을 받았고, 그 가운데 8명은 6000만∼8000만원의 명예퇴직금도 수령했다. 문제는 이 낙하산 인사들이 공무원연금 또는 국민연금 한가지만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두가지 연금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법에는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군인의 공적연금 수급권자가 국민연금에 가입해 수급권이 발생하는 경우 두가지 연금을 전액 지급하게 돼 있다. 윤지희기자/jh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