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유물 1만5000점 파괴 또는 분실” 이라크 국립박물관 도니 조지 관장 “한국 도움 필요하다”   미디어다음 / 신동민 기자      2004세계박물관대회에 참가한 이라크 국립박물관 도니 조지 관장이 주제 발표를 통해 이라크 문화재의 훼손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다음 김준진   “전쟁으로 이라크 국립박물관의 수천년 된 유물 1만5000점이 파괴되거나 분실됐습니다. 5000년된 동상이 박살났고, 메소포타미아의 벽돌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2004세계박물관대회에 참가한 이라크 국립박물관 도니 조지(Donny George) 관장이 5일 ‘전쟁으로 손상된 문화재 손실과 피해에 관한 상황과 보호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를 시작하자, 객석 여기저기서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조지 관장은 “기원전 3200년 경의 유품을 비롯해서 기원전 2300년 경의 청동조각, 사자상 등이 분실되거나 파괴되었다”며 “기원전 800년 경의 조각품들은 산산조각이 났다”고 밝혔다. 유물을 약탈하거나 파괴한 주체에 대해서는 “유물을 잘 아는 사람들이 범인”이라며 “이리저리 뒤진 흔적은 없고, 비슷한 유물 중에 가치있는 것만 골라서 약탈했다”고 말했다. 조지 관장은 또 “심지어 관장인 나도 정확히 몰랐던 지하 저장고 출입문을 부수고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 가치있는 유물을 골랐다”며 고개를 떨궜다.    도니 조지 관장은 “이라크 문화재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한국의 유물보호 노하우와 박물관 인력 교육 시스템 등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미디어다음 김준진   주제 발표를 끝낸 후 도니 조지 관장은 미디어다음 취재진을 만나 “이라크 문화재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한국의 유물보호, 전시 노하우와 박물관 인력 교육 시스템 등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조지 관장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이 이라크 유물을 보호하고 국립박물관에서 약탈된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미국, 사우디, 시리아, 쿠웨이트 등이 수십~수백점의 문화재를 공항세관 등에서 적발해 이라크에 돌려줬다고 한다. 특히 일본은 유네스코를 통해 또는 직접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고 이라크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건립도 돕고 있다. 조지 관장은 “이라크 문화재는 이라크 국민 가슴 속에 있으며, 이라크 국민들은 우리 문화를 자랑스러워 한다”며 “현재 이라크 국립박물관 둘레에 3미터 높이의 담장을 쌓고 보호 대책을 강구 중이다”고 밝혔다. 이라크를 점령한 미군에 대해서는 “미군이 문화재를 약탈하지는 않았지만, 보호해 주지도 않았다”며 아쉬워 했다. 한편, 조지 관장은 “문화재 약탈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사람의 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세계 어떤 박물관도 출입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선언문을 대회 조직위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