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2억'수사 한달..풀리지 않는 의혹 (인천=연합뉴스) 김명균.강종구.한상용 기자 '굴비상자 2억' 사건에 대한 경 찰 수사가 30일로 한 달을 맞았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수사에 착수한 이후 그동안의 수사를 통해 돈을 전달한 주 체는 찾아냈지만 돈의 명확한 성격과 돈을 전달받은 쪽의 의도는 여전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돈을 전달한 이를 찾는 쪽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 오던 경찰은 이번 사건의 파문과 의혹, 국민적 관심 등을 감안, 일단 돈 전달자를 구속시킨 가운데 사건의 실 체적 진실규명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돈 전달 시점에 대해 제공자인 A건설업체 이모(54.구속) 사장과 안 시장 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등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굴비상자 전달일, 8월24일인가 28일인가. 굴비상자가 전달된 날과 관련, 안상수 시장측은 8월 28일에 상자가 전달됐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반면 굴비상자를 전달한 이 사장과 운전기사 양모(27)씨는 전달일이 8월24일이 라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굴비상자를 전달한 날짜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두 날짜가 담고 있는 의미 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안 시장은 지난달 27∼29일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24일 돈을 전달받았다면 시 장이 출국전에 돈 전달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28일 전달된 것이라면 안 시장은 국내에 없었기 때문에 '사전 인지설'로 부터 상당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경찰은 이 사장과 운전기사가 24일이든 28일이든 전달 날짜가 자신들에게 별 영 향을 미치지 않을 사안임에도 24일이라고 진술한 것에 주목, 24일 굴비상자가 전달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금 2억원 돌려주지 않고 클린센터에 신고한 까닭은. 안 시장이 굴비상자에 담긴 현금 2억원을 전달받은 뒤 이 돈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왜 시 클린센터에 신고했을까. 이에 대해 안 시장은 여동생에게 돈을 전달한측이 제공자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 기 때문에 클린센터에 신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안 시장은 돈을 받기전 이 사장과 세차례나 만났다. 따라서 평소 많은 기업인을 만나는 안 시장이라 하더라도 거액의 돈을 전달했을 만한 이를 추론하려고 노력했으면 이 사장을 어렵지 않게 떠올렸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안 시장은 왜 이 사장에게 돈을 되돌려 주지 않고 클린센터에 신고하 는 길을 택했을까. 여러 설(說) 중 하나는 안 시장이 자의든 타의든, 자신 앞으로 전달된 2억원이 자신을 얽매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클린센터에 신고했을 것이라는 관 측이다. 이 경우 이 사장에게 다시 돈을 가져가라고 했을 경우 '돈을 이미 받아 놓고서 섭섭하다'는 식의 역공에 말릴 우려 때문에 자신의 청렴성도 강조할 수 있고 돈도 다시 주인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길을 택하지 않았겠느냐는 추론이다. 또 다른 설은 "인천에서 좋은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려면 불우이웃돕기나 복지단 체 지원 등 지역발전기금을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안 시장의 말을 이 사장이 오해해 돈을 직접 안 시장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안 시장은 이 사장이 자신을 돈이나 바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불쾌 감을 가질 수 있고 이에 따라 모종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클린센터에 신고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정이다. ◇안 시장 금품전달 의사 알고 있었을까. 이번 사건 수사의 관건중 하나는 안 시장이 금품을 전달하려 했던 이 사장의 의 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의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다. 이 사장이 금품을 제공하려 했다는 의도를 안 시장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안 시장도 사법처리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경찰조사에서 "지난 7월30일 인천의 한 카페에서 안 시장을 두번째로 만났을 때 '인천에서 사업하려면 불우이웃도 도와야 하고 지역발전기금도 많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며 "지난 8월 세번째 만날때엔 '굴비상자'를 마련, 내가 안 시장에 게 먼저 전화해 '뵙고 싶다. 인사드리려 한다'고 전화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안 시장 소환 조사에 앞서 이 사장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 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안 시장 사법처리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벌이는 게 아니다"며 "돈 전달자의 진술이 있었던 만큼 확인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kmg@yna.co.kr inyon@yna.co.kr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