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검문 불응하면 처벌" 추진 `논란'(종합)   경찰,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 마련..시민단체는 반발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경찰이 잇단 강력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공권력 확립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 방안 등을 추 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은 12일 경찰관의 불심검문에 불응할 경우 벌금 등을 물리고 경찰이 공무 중 자신, 또는 시민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느낄 경우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내부적으로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 외국의 사례 등을 비 교.검토하고 시민단체나 관련 부처와 공청회를 가진 뒤 경찰위원회에 넘겨 개정안을 확정하고 이르면 올 가을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거동 수상자에 대해 임의로 신원 확인을 요청할 수 있는 불심 검문이 경찰의 직무상 행위임을 강조하기 위해 `직무 질문'으로 명칭이 바뀌고, 이 에 불응할 경우 벌칙이 가해진다. 구체적으로는 `신원을 밝히지 못한 자에 대해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 는 과태료의 형으로 벌한다'고 개정안은 못박았다. 현재는 불심검문에 불응해도 처 벌할 수는 없다. 경찰은 또 경찰이 임의동행을 요구하고 자동차 및 흉기 외 위험한 물건까지 소 지품 검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에 불응해서 처 벌받지는 않는다. 경찰은 이에 대해 "현재는 불응해도 후속 제재조치가 없어 검문의 실효성이 없 다"며 "처벌할 경우 입증 책임이 모두 경찰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직무 질문이 남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소한 신원 확인만 하자는 것으로 수배자가 아니란 사실만 확인되면 아 무 문제 없고 위험성이 없다는 소명을 제대로 하면 신원을 밝히지 않아도 된다"며 " 시민 불편이 가중되는 면도 있지만 전체 국민의 치안은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사람에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는 포괄규정을 추가하기로 했다.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현재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무기를 사용 하지 아니하고는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라는 조항을 두기로 한 것. 현재는 사람에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3년 이상 징역.금고에 해당하 는 죄를 지었다고 의심될 때 ▲구속.체포.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항거시 ▲3회 이상 투항 명령 불응시 ▲무장간첩이 투항 명령에 불응시 등 5가지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영장에 의해서만 구인. 체포하도록 한 것은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이를 정면으로 거스르면서 강제화하겠다는 것은 국가를 `경찰 사회'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총기 사용에 대해서도 그는 "단순히 사용 가능한 상황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게 아니라 총기 사용을 어떤 경우에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고 또 책임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총기는 인명과 직결되는 무기인 만큼 사용 완화에 앞서 총기 사용 훈련을 대폭 강화하고 좀더 안전한 대안장비를 고민해보는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