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회비 40억원들고 카지노 간 울산 상의회장''   낮에는 원로행세하며 밤에는 카지노로 두얼굴, 도덕적해이의 극치였다. 울산이 충격에 휩쌓였다. 고원준 울산상공회의소회장의 전격적인 구속영장 청구가 지역사회를 흔들어 놓은 그 진원지다. 우선 울산지역 원로급인 현직 상의회장의 체포는 그 자체만으로 충격인데다 그가 상의회비 40억원을 횡령한 혐의과정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횡령한 돈은 자신이 운영한 회사가 너무 어려워 임시 변통한것도 아니고 바로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날렸다는 사실이다. 회원들이 낸 회비로 운영된 상공회의소 회장이 그 돈으로 카지노에서 탕진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열린우리당 송영진 전의원이 당시 뇌물로 받은 돈과 국고 보조금 수억원을 미군 카지노를 불법 출입하며, 날렸다는 보도에 국민들은 허탈해했다. 그나마 송전의원의 사건은 그냥 남의 동네 얘기였다. 그런데 울산에서 송전의원과 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사회지도층 인사의 도덕적해이의 극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고회장은 울산에서 최고의 원로급중 한사람이였고 또 그렇게 행세했다. 최근 행보만 보더라도 지난달 23일에 김혁규 대통령 경제특보와 울산지역 기관장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거침없는 발언들을 쏟아내며 건재함을 과시했었다. 고원준회장은 누구인가. 3대에 걸쳐 8년째 울산지역 경제계를 이끌고 있는 상의회장과 울산국가산단내 ㈜한주 대표이사, 석유화학단지협의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지난 81년 11대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국회의원 총선 직전인 지난 2월에는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국회의원 총선 때 울산.경남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등 이른바 노무현 코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기에 항간에서는 열린우리당 입당과 선대본부장을 맡는 과정에서 횡령한 돈이 일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 갔을 가능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물론 사건을 수사중인 울산지검 특수부는 고 회장이 횡령한 돈을 정치자금으로 유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단서를 포착하지 못했다며 정치적인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아무튼 지금 울산지역 경제계는 물론 정가와 관가는 말할것도 없고 시민들도 초미의 관심을 보이며 앞으로의 수사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현재까지 검찰이 밝힌 고회장의 혐의내용은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울산상공회의소 운영자금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한주의 공금 39억원을 횡령, 정선 카지노 도박자금 등으로 탕진하는 등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고 회장은 또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이미 횡령한 상공회의소 공금 39억원을 갚기 위해 (주)한주에서 이 돈을 가져와 메운 것으로 알려져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월초 정선 카지노에서 100억원대의 불법 고리대부업을 일삼다 구속기소된 성모(47·K전업 대표)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 회장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줬다는 진술을 확보, 계좌추적으로 이같은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오후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아온 고 회장은 또 성씨가 운영하는 하청업체에 100억원대의 공사를 발주하면서 리베이트 명목으로 10억원을 수수한 배임수재 혐의도 받고 있다. 이제 수사는 고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로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현재까지의 검찰수사발표는 단순한 고회장 개인의 비리혐의다. 정말 그의 말처럼 그가 횡령한 39억원 일부라도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 아니라 모두 카지노에서 날렸는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지난 8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20년이 넘게 울산지역 경제계와 정관계를 넘나들며 원로로 대우받고 또 그렇게 살아왔던 그의 퇴장은 이제 불가피하게 됐다. 누가 그 자리를 메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대적 흐름이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한것 같다. CBS울산방송 박준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