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호, 김선일 구출 뒷전.."사업만 챙겼다"(상보)   [edaily 양효석기자]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김선일씨 피랍사실을 알면서도 KOTRA·주이라크대사관·자이툰부대 관계자를 만나 한국군 추가 파병시 자신이 막사설치·물자납품에 참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구출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현지인 변호사는 이슬람 사회에서 활동제약이 많은 여성 변호사로, 실제적인 구출협상을 거의 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김천호 사장은 자신 사업만 신경쓰고있는 동안 피랍된 김선일씨는 누구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테러리스트의 칼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8일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이 군납사업 유지 등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이유로 피랍사실을 신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김 사장이 위험에 처한 직원의 보호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검찰에 수사통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날 `김선일 사건 감사 진행상황` 중간보고에서 "김 사장은 단순피랍으로 정부기관이 개입하면 문제가 복잡해질 것으로 판단해 주이라크 대사관에 피랍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진술을 종합하면 군납사업 유지 등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피랍사실을 신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이유에 대해 김 사장이 ▲김선일씨 피랍사실을 알면서도 6월15∼17일 KOTRA·주이라크대사관·자이툰부대 관계자를 차례로 방문, 한국군이 추가 파병되면 자신이 막사설치·물자납품에 참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한 사실과 ▲김선일씨가 피랍된 상태에서도 신규직원 4명을 추가로 이라크로 입국시킨 점을 들었다. 감사원은 "김 사장이 현지인 변호사 E모를 통해 다각도로 구출협상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또한 진술의 신뢰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현지인 변호사(가나무역 자문변호사) E모는 여성변호사로서, 인질협상 경험이 없고 여성의 사회활동 제약이 많은 지역특성을 감안할 때 김선일씨 구출협상의 대리인으로서 그 역할이 의문시되고 있다. 또 생명을 무릅쓰고 활동했다고 하나 가나무역과의 보수약정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모 변호사가 접촉했다는 이라크 성직자협회 간부 H모는 E모 변호사와 접촉시 사건개입을 거절하고 팔루자의 유력자라는 A모를 소개해 주는 정도에 그쳤다. 또 A모도 찾아온 E모의 협조요청을 거절했고 그 외 도움을 준 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또 김선일씨 실종·피랍사실이 피랍초기부터 상당수의 김천호 사장 주변인물들에게 알려져 있었던 반면 주 이라크대사관·외교통상부 등 정부관계기관이 피랍사실을 조기에 인지했다고 볼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관계당국의 피랍인지 여부와 관련해서도 감사원은 "현재까지 美 관계당국이 김선일씨 피랍사실을 알-자지라 보도 이전에 인지했다는 관련자료 및 진술은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AP측이 통화했다고 주장한 외교부 직원들중 일부는 확인됐으나 추가 통화자 및 상부보고 여부, 외교부 등 관계기관의 상황보고 및 정보분석의 적정성 여부는 계속 조사·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2000-2004 edail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