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계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신용판매와 현금서비스의 결제기간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LG, 삼성, 현대 등 재벌계 카드사들은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신용판매(일시불 및 할부이용액) 결제기간은 상대적으로 짧게, 수수료가 부과되는 현금서비스 결제기간은 상대적으로 길게 정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LG는 일시불 또는 할부구매에 대해서는 17~46일 안에 결제를 하도록 한 반면 현금서비스 결제는 이보다 평균 12일 긴 29~58일로 정해놓고 있다. 현대카드도 일시불과 할부구매는 19~48일 안에 결제하도록 하고 있으나 현금서비스는 29~58일로 결제기간을 10일 정도 늦추고 있다. 반면 국민, BC, 외환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신용판매와 현금서비스 결제기간이 같았다. 국민카드와 외환카드는 23~53일, BC카드는 23~55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재벌계 카드사가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신용판매 결제기간은 평균 6~7일 짧고 현금서비스 결제기간은 평균 5~6일 긴 셈이다. 이는 현금서비스의 경우 결제일까지 매일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결제기간이 길면 길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수수료 부담이 전혀 없는 신용판매의 경우 결제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그만큼 빨리 카드대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재벌계 카드사 관계자는 “시스템상 할부와 일시불, 현금서비스 청구 내역을 한꺼번에 처리할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의 애로사항이 있다”면서도 “일정 부분 손익을 감안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정길근기자 min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