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궤도차량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항의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김종일 공동집행위원장 등 7명으로 구성된 ‘방미투쟁단‘을 미국에 파견했다. 오는 12일 귀국예정인 방미투쟁단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한미주둔군지위협정(소파) 개정 및 대통령 직접 사과 등을 요구하는 편지를 전달하는 한편,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을 방문해 현지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범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여중생 사망사건 적극해결 노력 서약식’을 열고 부시 미 대통령의 직접 공개사과와 소파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대표 문규현 신부)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살인미군 회개 촉구를 위한 생명 평화 단식기도회’를 열었다. 사제단은 기도회에서 “거짓재판으로 한국민을 기만하는 미국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국민들의 아픔을 외면한 김대중 대통령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제단과 신도들은 부시 대통령 직접 사과, 소파 전면개정, 재판무효 등을 요구하며 9일까지 철야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연예인들도 반미 대중집회를 준비중이다. 코미디언 김미화씨, 가수 안치환, 권진원씨, 아나운서 방현주씨 등 방송·연예인들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옆 한국통신 빌딩 앞에서 미군 여중생 압사사건 무죄판결에 대한 방송·영화·연예인 선언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 선언에는 개그맨 전유성씨, 가수 윤도현밴드, 크라잉넛, 레이지본, 정태춘, 이적, 이은미씨, 영화배우 권해효, 추상미씨 등 많은 연예인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미군 반대’ 릴레이 콘서트 등도 준비중이다. 한편 여중생 범대위( www.antimigun.org) 등에는 오는 6일을 제2차 백악관 사이버 시위일로 정하는 한편, 7일과 14일 광화문에 모여 네티즌 촛불평화행진을 이어가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또 3일을 코카콜라와 맥도널드를 안 먹는 ‘미국제품 불매의 날’로 정하자는 사발통문도 퍼지고 있다. 이형섭 최혜정 양선아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