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피의자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도입키로 한 신문 과정에서의 변호인 입회·참여 제도와 관련, 검찰과 변호사 단체간의 입장차이로 논란이 일고 있다. 대검찰청은 11일 변호사의 조사 참관은 허용하지만, 피의자의 답변 등에 일일이 개입하지는 못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변호인 참여제도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달 말쯤 변호인 참여제도에 대한 최종안을 확정한 뒤 내년 1월 중 국회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검찰관계자는 “변호인이 피의자의 답변 과정에 모두 개입할 경우 조사가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며 “신문이나 조사가 끝난 뒤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와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변호사가 확인하는 권리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허위진술 또는 증거인멸 등이 우려되는 사건의 경우엔 일선 검사장이나 차장검사의 판단으로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토록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피의자 조사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기회를 차단하거나 제한할 경우 변호인 참여제 도입의 의미가 희석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하창우(河昌佑) 공보이사는 “현재 검찰에서 논의되는 방안들은 인권보장 등을 위한 법 개정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피의자의 인권보장을 위해서는 변호인 조력권이 무제한 허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이사는 또 “경찰의 경우 이미 변호인 조력권이 무제한 허용되고 있고, 검찰이 이를 허용해도 수사상 어떤 제약도 없다”면서 “공청회 등을 통해 반드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李明振기자 mjle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