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이 작성 파출소에 보내 미군 궤도차에 깔려 여중생이 숨지고, 관련 군인들이 무죄평결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초등학생들도 이에 항의하는 ‘혈서’를 써 주위를 착잡하게 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봉초등학교 6학년 이아무개(12)양 등 세 여학생이 ‘미군의 무죄평결 무효화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소파) 개정, 재판권 이양’ 등을 촉구하는 반미 혈서 석 장과 호소문 여섯 장을 작성해 남구 이천 파출소장에게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은 공책을 찢은 16절지 크기의 종이에 볼펜으로 재판권 이양 등을 촉구하는 호소문 두 장씩을 쓰고,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대한민국 재판을 다시하라”는 등의 혈서를 썼다. 혈서를 쓴 이양은 “사람을 죽여놓고도 무죄로 판결받는 부당한 현실 앞에서 한국인으로서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혈서를 썼다”고 말했다. 이들이 재학하는 대구 대봉초등학교는 미19군수사령부(캠프 헨리) 부근에 있으며, 이들은 모두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해 왔다고 학교 쪽은 전했다. 이 학교 김소윤 교장은 “아무리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다고 해도 판단력이 성숙하지 못한 초등학생들까지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