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벌금 80만원 형을 두 번 선고받음에 따라 의원직 상실 여부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선거법은 국회의원이 벌금 100만원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도록 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합의2부(재판장 이성룡 부장판사)는 6일 지난 16대 4·13총선에서 당원용 책자를 지역구에 돌리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심 의원의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이로써 심 의원은 애초 명함을 돌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항소심서 8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된 데 이어 이날 다시 불법 책자 배포 혐의로 80만원의 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이에따라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를 포기해 나중에 선고받은 80만원의 형도 최종확정될 경우 벌금액을 각각 별건의 80만원씩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더해서 160만원으로 봐야 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만약 합산하는게 맞다면 벌금 100만원 이상이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 현행 선거법에 따라 심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동일한 시점에 기소된 혐의 내용 중의 어느 한 부분에 80만원이 선고되고 다른 혐의 부분에 대해 또다시 80만원이 추가로 선고된 사례가 없어 당장 뭐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 쉽게 말할 수 없다”며 “판결문을 받아 본 뒤 최종 유권해석을 내릴 수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검찰은 “애초 상고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한 파기 환송으로 기소 혐의가 분리되는 바람에 별도 선고가 이뤄지게 됐다”며 “상고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16대 총선 당시 명함과 선거용 책자 등을 불법 배포한 혐의로 재작년 불구속기소돼 명함 배포 부분에 대해 벌금형이 선고되고, 무죄로 인정된 `책자 배포' 부분도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