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간지 <매일경제> 편집국 간부가 은행 등 금융기관 홍보담당자들에게 광고를 강요하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전자편지를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신문 김아무개 금융부장은 지난 3일 우리·외환·하나·기업은행 등 14개 금융기관 홍보담당자들에게 다른 신문과 공평하게 대우해주지 않으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자편지를 일제히 보냈다. “최근 <매일경제>를 그 위상에 걸맞지 않게 차별 대우하고 있다. 말로는 3강이니 4강이니 하고선 정작 그 대우는 종합지 마이너신문보다 못하게 대우하고 있다. 필요할 때에는 감언이설로 봐달라고 해놓고는 우리가 필요할 때에는 외면하고 있는데,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을 경우 반드시 그 만한 대가를 치룰 수도 있다. 묵과하지 않겠다는 얘기로 받아들여달라.” 이 전자편지를 받아본 한 은행 홍보담당자는 “최근 서울은행과 통합한 하나은행 광고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몇몇 종합일간지에는 2개면에 걸쳐 광고를 준 반면 매일경제에는 한면짜리 광고만 주어서 불만을 제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종합일간지 금융담당기자는 “매일경제가 광고와 기사 교환, 기자들의 도를 넘는 영업행위로 업계에 소문이 나있긴 했지만 편집국 간부가 이런 편지를 보낸 것은 놀랍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매일경제 김 부장은 “은행 홍보담당자들과 개인적 친분이 있어 편한 마음으로 농담조의 편지를 보낸 것”이라며 “‘합당한 대우’를 요구한 것도 기삿거리 제공에서 다른 매체와 차별대우 하지 말라는 의미였는데 오해가 생긴 것 같아 다음날 곧바로 해명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