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가 지난 1998년 말 이른바 ‘세풍사건’ 수사 당시 다수의 중소기업이 한나라당쪽에 선거자금을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이다 중단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또 중수부가 보관 중인 세경진흥의 선거자금 제공 의혹 사건 내사중지 결정문에는 세경쪽이 제공했다는 수표와 어음 사본이 첨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부 관계자는 이날 “세풍 수사 당시 중소규모 기업체들이 한나라당에 선거자금을 줬다는 제보가 빗발쳐 확인조사를 했고 세경진흥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대부분 국세청이 개입한 자금 모금이 아니고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도 도피한 상태여서 수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김종빈 대검 중수부장은 이와 관련해 “관련 고소나 고발이 있을 경우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선용씨가 한나라당쪽에 건넨 어음의 배서자로 지목한 우아무개씨의 회사가 최근 세경진흥쪽과 10억여원의 돈거래를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입수한 우씨 회사의 2000년과 2001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가 세경진흥 회장 이진환씨에게 대여금 회수 명목으로 9억8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선용씨는 “세경진흥은 우씨 회사와 거래한 사실이 없으므로, 감사보고서 내용은 우씨가 한나라당쪽이 받은 어음을 최종 할인했다가 돌려받지 못한 돈을 최근 받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우씨 회사 감사보고서에 나타난 이진환씨와의 돈거래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우씨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경진흥의 주주이기도 한 이진환씨가 증자때 납입하지 않은 주식대금을 대여금 형식으로 잡아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석 정광섭 기자 iguass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