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지> 침사 면허로 뜸치료를 했다는 이유로 사법처리 받았던, 침뜸 명인 구당. 그에게 내려진 처벌이 잘못된 것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어제(11/24) 내려졌습니다. (헌재 결정문: http://blog.daum.net/davidychoi/1409) 민중의료인 침뜸보급 운동 50년 만에 거둔, 구당의 첫번째 승리였습니다. 대한민국 언론들 단 한 곳도 보도하지 않았지만, 이 작은 승리는 역사에 아로새겨질 것입니다. '작은 희망이 결국은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 함께 해주실 거지요? 2008년 11월 12일 수요일 “할아버지, 여기가 좀 아파요.” 병상에 누운 장진영 씨가 볼멘소리로 말한다.    “여기 말이니?”    구당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촉진을 한다.    “네…… 오늘 아침부터요. 다른 곳은 괜찮은데 거기가…….” “그럴 게다. 여기가 피 만들어내는 곳이다. 비장과 십이지장이 있는 곳인데, 지금 열심히 피를 만드느라 그런 게야.” 구당이 웃으며 말했다. “아, 네…….” “내가 말하지 않았니? 이제 너는 암은 잡혔으니까, 피만 잘 만들면 된다고.” “네. 어제 피검사를 했는데, 이번에도 백혈구가 부족하대요. 그래서 오늘 피 만드는 주사를 맞으러 가요.” “뜸이다. 뜸을 지속적으로 뜨면 피는 반드시 좋아진다. 걱정하지 마라.” “이번 항암제가 의사 선생님 말로는 백혈구와 혈소판이 잘 안 만들어지게 만드는 거래요.” “그래, 의사 선생은 네 배가 어떻다고 하든?” “많이 좋아졌대요. 수술할 수 있을 만큼요. 그런데 저는 안 할래요. 내일 만나서 얘기할 거예요.” “…….” 자침이 시작됐다. 태충에 자침. 삼음교, 태을, 거궐, 좌양문, 우활육문, 수분, 음교에 자침한다. 태을혈은 장진영 씨가 통증을 호소한 자리다. 다시 동자료와 지창에 자침. 이어 정해진 자리에 뜸 다섯 장. “서로 도와가면서 의사랑 함께 치료하면 얼마나 좋겠니?” 구당이 말한다. “그러게요.” 장진영 씨가 흔쾌히 동의한다. “이렇게 따로따로 진료를 하니 불편하잖니? 의사들이 치료하다 이런 문제나 이런 통증이 생기면 바로 우리가 조치하고, 또 우리가 이렇게 치료하다가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의사들이 들여다보고……. 나는 미국으로 갈란다. 뉴욕에 있는 병원에서 함께 하자고 한다. 너희들도 이제 미국으로 와서 치료를 받아라.” “저도 미국으로 갈래요, 호호…….” “너, 안 춥니?” “네, 안 추운데요.” “다행이다. 위가 그렇게 안 좋으면 원래 많이 춥단다.” 장진영 씨를 돌아눕게 한다. 곤륜에 자침. 위중, 양관, 신유, 비유, 신주, 흉추 4번 극돌기 하, 신도, 격유에 자침. 정해진 자리에 뜸 다섯 장. 하루만큼의 치료가 끝났다. 2008년 11월 13일 목요일 “할아버지, 어제 제 지인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는데요.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었는데, 구당 김남수 이렇게 이름 석 자를 모두 알고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병상에 누운 장진영 씨가 입을 열었다. “그래, 젊은 사람들이 나를 안다는 말이지? 기분 좋구나. 다 네 덕이다.” 장진영 씨의 말에 구당이 싫지 않은 듯 미소가 가득하다. 자침이 시작됐다. 태충에 자침. 삼음교, 간사, 거궐, 중완, 좌양문, 음교, 지창, 동자료에 자침. 이제는 태을도 필요하다며 자침. 정해진 자리에 뜸 다섯 장. “정말이지, 이번에 이렇게 아프면서 많은 걸 느끼고 있어요. 먼 데 있는 사람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저를 위해 기도해 주고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세상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어요.” 진심이 물씬 담긴 말이다. 장진영 씨는 잘 웃다가도 입을 열기만 하면 속 깊은 이야기를 맛깔나게 담아낼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장진영 씨를 돌아눕게 하고 곤륜에 자침. 위중, 양관, 신유, 비유, 신주, 흉추 4번 극돌기 하, 신도, 고황, 천종, 천료, 격유에 자침. 정해진 자리에 뜸 다섯 장. “그래, 너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단다. 일일이 말은 할 수 없지만 여하튼 많이 있더라. 내가 널 치료하고 있다니까 어떤 분은 깜짝 놀라더라.” 구당이 내게 눈으로 찡긋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어떤 분’이 누구일지 속으로 생각해 보았다. “제 메이크업 해주시는 원장님이 계세요. 그분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고 계시다고 해서 놀랐어요. 그런데 그분 말씀이, 함께 기도하는 분들 중에 대통령 영부인도 계시대요. 영부인께서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다고 해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장진영 씨는 환자다. 그런데 모든 걸 감사히 여긴다. 아프지 않은 우리가 반성할 대목이다. <알려드려요> - '영리병원 반대'와 '민중의학 침뜸 보급' 위해 출판사의 허락을 얻어 <희망이 세상을 고친다>(나무와 숲)를 매일 연재합니다.   - <환자가 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오늘> 돈 들이지도 않고도 건강을 도모할 수 있는 침뜸의 소중한 진실, 함께 지켜주세요. 읽으시고 공감되시는 분, RT 부탁드립니다. - 장진영씨에 대한 치료는 2008년 9월28일부터 12월 25일까지 3개월간 매일 이뤄졌습니다. 연재 역시 2011년 9월28일부터 12월25일까지 이어집니다. - 우리의 오늘은, 3년전 장진영씨에게 그토록 절실했던 하루였답니다. 그녀와 구당의 대화를 통해, 당신의 하루가 더 근사해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