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해와 앙금'이라 말씀하셨는데,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선생님과 저는 그게 아니라 '밥그릇과 당위' 사이의 '인식적 괴리'를 드러내고 있는 것 뿐 입니다. 제가 '밥그릇'이라는 말을 쓰면 기분 나쁘시죠? 하지만 어쩝니까. 선생님께서는 그게 아니라 '전문가적 소신'이라 자위하시겠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에 오늘날 대한민국 한의계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한의학은 지난 시기 '민족'이라는 트랙을 통해 시장에 착근했습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이후에는 시장 논리에 살짝 '편승'했지요. 그러다보니 한의학의 정체성과 존재의 이유를 시장 속에서 상실해버렸습니다. 시장을 쫓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걸 놓치게 된 거지요.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지만, 뉴스 특보가 진행중이라 좀 여유가 없군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셨는데, 짧게 단답형으로 답해드리지요. 1. 한약가를 비롯한 의료수가문제에 대하여 취재보도하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 의향 없습니다. 자신들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십시오. 그건 죄송하지만, 우선은 한의사 집단 내부의 문제입니다. 기자가 월급이 낮다고 기사를 쓰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박수 받을 수 없습니다. 기사는 열심히 쓰면서도 치열하게 노사협상해서 정당한 생계 지원을 보장 받아야 하는거죠. 참고로 mbc는 월급때문에 파업 한적이 한번도 없답니다. 오히려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파업하고 제작거부도 하면서 월급이 반토막 난 적은 많습니다. 굶더라도 환자 치료를 위해 성의를 보이십시오. 그때가서 취재해드릴게요. 선생님들의 이러한 태도는 자칫 '돈이 안되니 치료를 위한 의사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겠다'는 말로 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2. 뜸사랑의 교육과정에 대한 일련의 사안들이 적법한지의 여부    적법하지 않을 경우의 한의사 협회의 대처방법은 무엇일까요.    한의사협회와 관련이 없는 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한 이에 따르는 국가기관의 판단 마저 옳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지요? => 국민은 알권리가 있습니다. 침뜸은 전문가의 영역과 동시에 전통적 민중문화의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알기 위해 그리고 비영업적 봉사의 목적을 위해 공부하겠다는 것을 막으면 정보의 독점에 해당됩니다. 오해사기 쉽습니다. 일찌기 한의사님들이 침뜸의 정신을 시장속에서 봉사로 풀어내셨다면 좋았을 텐데, 시중에서 침뜸만의 치료를 받기를 원했던 수많은 국민들이 원치도 않는 한약 강매를 당해온 사실을 왜 한의사님들만 모르신답니까? 시민적 권리에 '대처'하지 마시고 그저 '의사의 도의'를 지키십시오. 2000년대 초반 기득권을 가진 제도권 기자들이 인터넷 매체들의 기자실 출입을 금지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대의 수레를 가로막는 사마귀의 꼴을 아십니까? 1초도 안돼 밟혀 죽습니다. 변화를 거스르는 자의 말로입니다. 시민적 권리의 외연이 확대되, 이제 의료시장으로도 넘어갔습니다. 스스로 알기를 원하고 스스로 치료받기를 원하는 의료시장의 소비자 권리를 막지 마십시오. 인터넷 매체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날때 저희 기득권 기자놈들은 '언론은 전문가의 영역이니 사이비를 척결하자'며 '전문가적 소신'을 펼치며 선동질 했었습니다. 하지만 선택은 국민이하는 겁니다. 장단점이 있지만, 시대는 인터넷 매체를 허용했습니다. 인터넷 매체는 이제 '1인 매체' 시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득권 기자들의 영역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잘난척 하던 기자들.. 이제 시대의 뒷자리로 유폐됐습니다. 솔직이 기자놈의 하나로서,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어쩝니까, 이것이 시대의 변화인데요. 한의사들도 솔직이 의사로서 과거와 같은 대우받고 싶지요? 이해합니다. 그렇다고 막지는마세요.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엎드려 경청하세요, 국민이 하늘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던 국민들을 상대로 이른바 공급자인 한의사가 시장과 소비자를 쥐락펴락하던 시대는 '거'한 겁니다. 원하시지 않겠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내기할까요? 저는 제 전부를 걸겠습니다. 개인이 주인공이 되는게 역사 발전의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무엇을 거시겠습니까? 3. 18,000여 한의사 모두가 김남수옹 혹은 뜸사랑 교육수료자보다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아니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신거 압니다. 제 주장을 전개하기 위한 일반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오류였습니다. 논리적 오류를 인정하실 줄 알았는데.. 죄송합니다. 이해하실 줄 알았는데.. 쩝    4. 정부기관 관리하의 인증 한약재에서 관능검사로 확인 할 수 없    는  불량품이 나왔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요? => 1000% 한의사님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한의사 집단에 대한 저의 애정이 허용하는 수준의 답변입니다. 죄송하지만 더 이상의 질문은 사양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조언이 더 필요하시면 협회장에게 드라마 <신의>제작에 천문학적 예산 투자하지 마시고, 민심 파악을 위해 여론조사나 공청회, 리서치, 법제 연구 등에 돈 좀 쓰라고 조언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드라마 공장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좀 아는데요.. 국민들 드라마 곧이 곧대로 안 믿거든요. 그냥 소비하는 것입니다. 허준 드라마 보며 한의원가서 보약 짓던 시대의 국민들이 아닙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이상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