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제보하고 불이익 당하지 않는 법   [기고] 이지문 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모임 부대표 미디어오늘 2008년 05월 14일 (수) 16:19:24   ▲ 이지문 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모임 부대표      최근 모임으로 한 통의 상담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한 A는 지난해 가을 자신이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던 버스회사가 현금으로 낸 요금을 서울시에 정확한 금액을 신고하지 않고 횡령함으로써 결국 그만큼 서울시 보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 방송사에 제보했던 내부고발자였다. 그 제보로 회사 대표는 횡령 혐의로 1심 재판 중에 있으나, 회사 측에서는 당시 뉴스 비디오를 판독하는 등 추적을 통해 A가 방송사에 제보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 뒤 A에 대해 3개월 운행정지에 이어 지난 4월 계약연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상 재계약이 이루어짐에도 이런 조처를 한 것은 명백히 내부고발에 대한 보복이라면서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영버스 회사 취업 등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없느냐는 것이었다. 언론사 통한 제보는 권익 보호 받지 못해 안타깝게도 이 경우에는 현행법에서 신분보장이나 취업 알선 등 보호 조치가 이루어질 수 없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는 ‘공직자의 부패행위 및 공공기관에 대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부패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또 ‘이러한 행위나 그 은폐를 강요, 권고, 제의, 유인하는 행위’를 신고한 사람에 대해서는 신분 및 비밀보장, 신변보호, 포상 ·보상 등 나름대로 짜임새 있는 보호 및 보상 제도를 두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보호 보상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국민은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직자는 국민권익위원회나 수사기관, 감사원에 실명으로 신고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소속기관 및 감독기관 등에 신고할 경우는 법적 보호를 준용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언론매체는 내부고발의 매우 중요한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부패방지법 제정 논의 과정에서 참여연대의 1996년 부패방지법(안), 2000년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의 부패방지법안, 2004년 참여연대의 개정청원안, 1996년 국민회의 부패방지법안, 1998년 국민회의 부패방지기본안에서는 국회 또는 법원에서의 증언, 수사기관에의 고소고발, 언론기관에의 제보 등의 방법으로 외부에 알린 경우에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끔 규정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항이 법 제정에서 누락됨으로써 지금과 같이 언론매체에 제보한 경우 부패방지법 상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다. 최근에도 X-파일 사건 제보와 같이 명확한 증거물로 인해 그 제보 자체만으로 기사화되거나, 황우석 사건 제보에서처럼 언론사의 후속 확인 작업 등을 통해서 방송되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우리 사회가 질적으로 한 단계 투명해지는 데 큰 기여를 한 사건들도 있었다. 언론제보 내부고발자 법보호 시급 그러나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제보했던 이들은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궁극적으로는 매스미디어를 통한 제보 역시 그 신고로 인해 보복을 당할 경우에는 최소한의 법적 구제가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 그에 앞서 부패 관련 제보를 받아 기사화하는 언론에서 다음 상황을 꼭 기억해주기를 요청한다. 언론에 제보하는 이들 중에서는 국가기관에 실명으로 신고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도 있지만, 법적 보호 및 보상제도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상담전화를 했던 A나, 00여객 관련 제보자 경우는 법상 부패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제보자들이 당시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서 제보했을 경우 충분히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또 국가가 환수하는 금액이 발생했을 경우 일정 금액의 보상금까지 지급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언론매체를 찾아가 제보를 하게 되었다. 그뒤 회사 측으로부터 불이익을 받고 있지만 보호 조치를 받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의 제보 내용이 형식적으로라도 위원회에 접수된 상황에서 기사화되었다면 법적 보호가 가능하다. 따라서 앞으로 부패 관련 제보를 받았을 경우 신고자로 하여금 먼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를 접수하게 하고 기사화한다면 고발후 신원이 노출되어 당하는 보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