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보석같은 사람   언론인 특히, 방송인들의 자서전에는 보편적으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자부심이겠죠. 그런데 이상호 기자의 어깨는 자부심이 아니라 책임감이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누구에게 자랑을 하는 투가 아닌, 그저 소소한 자기 이야기를 부끄럽게 써내려 가는 것처럼 글을 썼습니다. 저의 부족한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질 만큼 책 속에 그는 정말 진력을 다해 힘든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거짓말이 아니었다는 것이 이번 안기부 도청 테이프 파문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우리 시대에 돈에 충성하는 사람은 많아도 정의감, 책임감에 충성하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상호 기자는 보석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투박한 무광 보석 같은 기자 정신을 가진 이 기자의 속내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더군요. 글쓴이의 진정성이 느껴져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단숨에 읽어버렸을 만큼 재미있는 한 사람의 인생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