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규찬 교수 새언론포럼서 … “대안은 강력한 연대뿐”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이 시사저널과 같은 사태에 적극 개입하고 미디어와 자본, 기자와 재벌의 결탁을 막을 다양한 제도적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새언론포럼(회장 최용익)이 6일 개최한 ‘자본권력과 언론자유’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본권력’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전 교수는 “90년대 이후 미디어기업의 지분과 매체, 채널수를 확대하려는 자본의 의지가 뚜렷해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벌어진 민영 방송사들의 초과지분 문제나 교차소유 문제, 롯데의 우리홈쇼핑 인수문제, 경인민방의 허가추천을 둘러싼 논쟁 등이 이러한 자본의 의지가 겉으로 드러난 사건이라는 것이다. 조·중·동과 삼성이 한미FTA 타결을 후원하고 이 틈을 타 방송의 교차소유 허용을 목청 높여 요구하고 나선 것도 미디어를 후기자본주의의 주요한 이윤축적 수단으로 간파한 거대한 자본의 판단이 배후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자본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는 힘이 거세지면서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교수는 거대 광고주의 위상 상승과 물질적 통제력의 강화를 예로 들며 “권력화한 자본이 위험한 것은 언론매체와 내부 종사자들이 스스로 자기검열과 자율통제를 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에서 돈의 권력에 장악된 신문과 방송에서는 재벌을 비판하는 기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된다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이러한 미디어기업과 재벌과 기자 사이의 신종 권언유착 관계가 고착화되면 실질적, 참여적인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자본이 미디어를 자신의 홍보·선전매체로 가져다 쓰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계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그 예로 ‘이상호 기자의 저널리즘 정신을 개인적 일탈로 축소시켜버린 MBC, 자신의 책무를 회피한 여타 매체의 반언론적인 행태와 시사저널 사태’를 들었다. “앵커와 기자들을 대언론 홍보 목적으로 스카우트하고 막대한 광고 영향력을 미끼로 경영진들을 끊임없이 압박하며, 다각적이고 일상적인 방식으로 기자를 단속·관리하는 삼성이 계발한 총체적 언론매체 통제프로그램이 멋지게 작동했다”는 것이다. 그는 “합리적 제안과 민주적 제안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패권과 지배의 이중 기제가 동시에 작동하는 ‘자본권력 일방주의 시대, 독백적 자본권력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언론자유와 자유언론을 위해 강력하게 연대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민주주의 발전을 정치적 활동의 최종목표로 인식하는 정치인들이 ‘자본권력에 의한 언론능력의 찬탈’이라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기자와 피디들이 자본권력을 견제하고 자신이 속한 공론장을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는 자기구제의 임무를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지웅 MBC PD, 문정우 시사저널 대기자, 고진화 한나라당 의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김상조 한성대 교수, 강병국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오늘, 최초입력 : 2007-03-07 12: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