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선생님! 처음 뵙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최새론이라고 합니다. 더 빨리 글을 올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과제를 전해 듣고 꼬박 하루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왜 나의 이상은 기자가 된 것일까, 왜 기자의 길이 나의 설렘의 근원이 되었나, 내 삶의 이유는 왜 기자일까. 쉽지 않은 고민이었습니다.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자님께서는 세 가지 질문을 던져 주셨습니다. 첫째, 왜 기자가 되고 싶은가. 둘째, 왜 기자가 되어야만 하는가. 셋째, 우리 학생들이 생각하는 기자란 무엇인가. 둘째 질문부터 답하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있게 마련인데 이것이 일치될 때 비로소 가장 이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좋아하기 때문에' 임하는 일이라면  잘할 수 없을 때 얼마나 큰 고통을 느낄 것이며, 그저 '잘 하기 때문에' 임하는 일이면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평생 해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세상의 자양분이 되고 빛이 된 선인들은 가장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길을 자신의 이상으로 삼은 분들이라 믿습니다. 둘째 질문보다 중요한 것은 첫째 질문일 것입니다. '왜 기자가 되고 싶은가'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저 자신을 위한 것- '살아있음을 느끼는'즉 항상 심장의 고동을 느끼는 삶을 살기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과 사회를 위한 것- '행복의 궤도'를 이탈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입니다. 저는 각자 저마다의 삶에는 '행복의 궤도'란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따스한 가정에서 성장하고, 상처받지 않은 자아를 형성하고, 자존감을 늘 느끼며, 생존의 불안을 느끼지 않고, 왜곡되거나 억압된 욕구에 시달리지 않는 바람직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 이 '행복의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려운 조건이 아닙니다만, 경제적으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하게 되거나 성장기에 의도하지 못한 큰 상처를 얻게 되면 궤도에서 이탈하게 됩니다. 그래서 삶을 부정하고, 타인을 미워하며, 범죄의 씨앗을 키우고, 주눅들어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의 기쁨을 잃게 되지요. 제가 기자가 되려 하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궤도를 바로 잡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자선'의 의미로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언론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일시적인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상자는 자존심의 상처를 입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추구하는 것은 마땅히 제 몫으로 누렸어야 할 가정을 잃은 아이들이 대안 가정을 찾도록 도와주고, 비합리적인 상황에 놓여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성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같이 찾아보는 따뜻한 communicater로서의 기자가 되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이러한 기자가 되기 위해서였는지, 저는 스물 네 해를 살아오면서 타의에 의한 부정적 경험을 꽤 할 수 있었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비합리적 상황에 놓여졌을 때 누구도 자신의 이익과 연관되지 않으면, 경제적 가치가 없으면 그 상황을 타개할 방도를 찾지 않는다는 것도 몸소 배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가지 않으려 하는 길로 가고 싶은 것입니다. 덧붙여, 저는 사람을 무척 좋아합니다. 친구들만큼 좋은 학점, 좋은 자격증, 좋은 어학성적은 없지만, 대학 생활 4년을 통해 저를 대변해 줄 만큼 가까운 사람을 많이 만났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을 때엔 가슴이 뛰고, 이성이 긴장하는 것을 느낍니다. 물 속에 잠수했을 때 심장의 소리가 전해지며 '내가 살아있구나'를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의 감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기자가 될 것입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항상 저의 꿈은 방송기자였습니다. 셋째 질문에 대한 답은 애석하게도 내릴 수가 없습니다. 분명 우리가 생각하는 기자의 모습과 실제 기자님들이 현장에서 겪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괴리가 존재할 것임이 분명한 까닭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기자의 모습, 즉 제가 기자가 되어 사회의 어떤 자양분이 될 것인가를 늘 그리되, 현실의 어려움은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본 멘토링의 첫째 목적입니다. 짧지 않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쁘신 와중에 이렇듯 어린 학생들에게 답을 주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저희는 무척 감동했습니다. 선생님을 뵙기 전에 저희끼리 모여서 모임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철저히 준비하겠습니다. 조만간 직접 뵐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설 연휴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최 새 론 saeron17@hanmail.net www.cyworld.com/shar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