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전 언론분야 멘토링 멤버인 사회학과 4학년 장윤정이라고 합니다. 제가 어제 연락을 받아서 좀 늦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제가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 1학년때부터 수도없이 제 자신에게 던지던 그 질문을 선배님의 메일을 읽고 다시금 던져봤습니다. 대학교 1학년 한창 신입생이라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나이 서른에 사회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다른 건 몰라도 공부를 하고 다른 이들과 토론을 할 때 가슴이 뜨거워지더라. 네가 가슴이 뜨거워질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면 서른이 되더라도 늦지 않다." 사실 그 때 그 수업의 수업 내용은 이제 가물가물 하지만 아직도 ‘가슴이 뜨거워지게 만드는 무언가’에 대한 말씀은 오롯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 뒤론 제 자신을 그리고 마음 속 소리를 들으려 귀를 쫑긋 새워왔습니다. 고등학교 때 문예부로 활동하며 제 글을 담아 세권의 책을 펴내고 작은 글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 2학년이 되어 신입생들을 맛아 함께 여성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동아일보 인턴으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쓸 때 별것은 아니지만 가슴이 뛰었습니다. 제 생각이 담긴 작은 소리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잊혀져있던 혹은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무언가를 생각하게 했을 때, 제 가슴은 뜨거워졌습니다. 겨울날 추운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만났을 때, 인턴 당시에 탑골공원에서 할아버지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 여기저기 못생긴 발로 뛰고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 역시 제 가슴은 저 자신도 놀랄 만큼 뜨거워졌습니다. 전 기자란 결국 세상을 향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향한 애정을 가지고 대통령부터 서울역의 노숙자까지 누구라도 가슴은 열되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만나, 더 진실하고 정확한 시선을 추구하며 세상을 바라보고 그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기자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기자이고 싶습니다. 세상의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고 그에 조금이나마 제 목소리를 더하고 싶어 전 기자를 꿈꿉니다. 이야기를 하고 듣고, 글을 쓰고 듣고, 사람과 부딪치며 또 뜨거움을 느끼는 제게 기자는 그냥 한번 스쳐지나가는 매력적인 직업이 아닌, 돌고 돌아도 결국 제자리인 필연적인 꿈이자 제가 꼭 얻고 싶은 미래입니다. 전 '기자가 아니면 안된다'라고 생각하며 사는, 오랫동안 꿈을 꾸면 그 꿈을 닮아간다는 앙드레 말로의 말을 기억하며 사는, 어찌보면 무모한 4학년입니다.